[보고타=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의 엘도라도 국제공항 군항공수송사령부에 도착했다. 다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무거운 국내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박 대통령의 해외 출장길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출국에 앞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 추모를 위해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으나 유가족·실종자 가족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이 정부의 세월호 진상규명 철자에 대한 항의 표시로 팽목항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현장을 떠난 탓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예정에 없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하고 이완구 국무총리 등 정권 실세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순방 기간 중 차질없는 국정 운영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일정을 잇따라 소화하면서 출국 시간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조정됐다. 우여곡절 끝에 전용기를 탈 때도 현정택 정책조정수석만이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을 찾아 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성우 홍보수석도 국내 현안 대응을 이유로 남았다.
박 대통령은 통상 순방 때마다 전용기를 돌며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청와대 출입 동행 기자단의 기내간담회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급하게 출발하느라 기내 인사가 없었던 것”이라며 “순방 기간 중 기자들과 인사하며 얘기를 나눌 기회는 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엘도라도 공항에 내린 박 대통령은 올긴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과 삐니야 주한대사, 무랄레스 의전장, 로사다 항송수송사령관, 장명수 주콜롬비아대사, 김만중 한인회장, 노철수 평통위원 등의 영접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숙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뒤 17일 오후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박 대통령은 17일 한·콜롬비아 비즈니스 포럼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해 콜롬비아 정부가 주최하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한다. 이어 산토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양해각서(MOU) 서명식 및 공동 기자회견을 한 후 대통령 주최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18일 콜럼비아 동포대표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동포들을 격려하는 한편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한 간담회도 연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콜롬비아는 중남미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이자 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와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라며 “양 정상은 지난 2011년 체결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 강화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