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래 11개월여 만이다.
쌍용차(003620)는 앞으로 자본잠식을 해소, 재무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편 신규자금 확보와 매각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이번 회생계획안 강제인가는 재무적 리스크 해소 등 금융적 측면에 맞춰져 있는 만큼 이제부터 경쟁력 확보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재무적 불확실성 해소..내년 2월 중순께 재상장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쌍용차는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쌍용차는 채무 변제계획에서 대부분 3년~5년 거치 상환을 전제로 했기 대문에 향후 3년간은 재무적 부담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차개발, 판매강화 등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데 더욱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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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전환·감자 등 실질적인 재무적 구조조정은 강제 인가일을 기점으로 56일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와 소액주주 등에 대한 1차 감자는 인가일로부터 10일 경과한 날인 오는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또 출자전환에 따른 신주 발행의 효력 발생일은 감자 다음 날인 오는 29일이며 2차 감자 효력 발생과 주식수 변경 등기는 내년 2월께로 추정된다.
쌍용차 주식은 이로부터 10일 후인 2월 중순께 재상장 될 예정이다.
주식보호예수기간에 따라, 상장신청일 현재 자본잠식이 50%이상 진행된 법인은 재상장일부터 6개월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거래가 정지된다.
따라서 쌍용차 채권자와 일반 주주들은 실질적으로 내년 8월께부터 쌍용차의 신주 교부와 거래 등이 가능해진다.
쌍용차 관계자는 "8000억원 안팎의 현금변제 대상금액은 3년 또는 5년 거치 상환되기 때문에 최소 향후 3년간은 빚에서 자유로워져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자전환으로 자본금이 늘고 자본잠식이 해소되는 것 또한 경영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M&A 본격화…내년 1월 매각주간사 선정
쌍용차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회생계획안의 강제 인가로 매각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이르면 내년 1월중 법원과 상의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을 진행, 9월께 M&A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최근 "법원의 강제인가가 나면 내년 1월께 매각주간사를 선정, 8∼9월께는 제3자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법원의 강제인가 결정을 전제로 신규자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 또한 매각작업 및 경영정상화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11일 4차 관계인집회에서 "법원에서 강제인가 해주면 쌍용차에 신규 투자자금 등 필요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신규 자금 확보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포승공단 1차 부지와 부평공장 매각을 통해 475억원을 확보한데 이어 포승공단 2차 부지와 영동출하장을 팔아 7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판매 또한 점차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당초 조사보고서가 제시한 판매목표치를 20% 이상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흑자전환 시점 또한 조사보고서가 제시한 2012년보다 1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 11월까지 판매대수가 2만9887대로 삼일회계법인이 제시한 올해 연간 목표치 2만9286대를 이미 초과달성했다.
◇ 라인업 강화·소비자 신뢰회복이 회생 관건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승인으로 재무리스크는 줄였지만, 생존을 위한 진짜 노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번 회생계획안 승인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절차의 시작단계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쌍용차는 지난 10월 `중장기 턴어라운드 전략`발표를 통해 내년 6월 가솔린 및 디젤 2.0L 엔진을 얹은 `C200`(프로젝트명)을 출시하고 2011년 이후 렉스턴과 액티언의 후속인 D200과 Q200, 소형 CUV인 X100 등을 내놓겠다고 했다.
라인업을 중대형 SUV중심에서 소형CUV로 바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인수의향자가 나오지 않는 한, 이같은 라인업 변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연비와 이산화탄소 규제 등 환경적 요인이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매수자가 나와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C200 이후의 라인업 변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밝힌 내년도 판매목표 8만5000대(내수 4만5000대, 수출 4만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제품 구성상, C200이 출시된다 해도 연간 3만대 이상의 판매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내수와 수출이 6대4의 비율이기 때문에 수출 다변화 정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쌍용차가 궁금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매수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기계분석팀장은 "선진 메이커들은 현재 자체적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쌍용차를 인수하기가 녹록치 않다"면서 "결국 인도, 중국, 러시아 업체에서 매수 의향이 나올 수 있지만 이들 업체는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아 `윈-윈`의 M&A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쌍용차 노사 관행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건실한 투자자를 얻기 위해선 `노사 협의기구` 등을 신설, 노사가 지속적으로 협력·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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