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甘草)’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한약 처방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감초는 단단하고 겉은 갈색, 자른 면은 황백색이 나면서 단맛이 강한 것이 좋다.
인삼(人蔘)은 껍질이 탱탱하고 묵직하다 싶을 정도로 무게가 나가는 것이 좋다. 껍질이 울긋불긋하거나 붉은 반점이 있으면 품질이 낮다.
두꺼운 계피인 육계(肉桂)는 굵고 붉은 빛이 돌며 황금빛이 섞여 있는 것이 좋다. 향이 강하고 매운 맛이 날수록 품질이 좋은 것이다.
당귀(當歸)는 몸통 부분이 굵을수록 약효가 좋으며 특유의 향이 진하게 나며 색깔이 선명한 것이 좋다. ‘당연히 돌아오길 바란다’는 뜻의 이 약재 이름은 옛날 중국 부인들이 전쟁터에 나가는 남편 품에 넣어준 데서 유래했다. 기운을 잃었을 때 먹으면 원기가 회복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산수유(山茱萸)는 과육이 두꺼운 것이 좋다. 맛은 약간의 단맛과 함께 떫고 강한 신맛이 나면서 10월 중순 서리가 내린 이후 수확한 것이 약효가 가장 좋다.
물푸레나무의 껍질인 진피(秦皮)는 오래될수록 약효가 좋으며 제주도산이 최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맥문동(麥門冬)은 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굵고 살이 많으며 표면이 깨끗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여름에 채취해 건조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심을 제거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쇠태나물인 택사(澤瀉)는 뿌리 줄기가 짧고 수염 뿌리가 돋은 것이 좋다.
도라지인 길경(桔梗)은 크기가 굵고 건조했을 때 색깔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너무 하얀 것은 건조할 때 표백제를 사용한 것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약은 ‘정성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약재를 고르는 것만큼 달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용기는 쇠로 만든 그릇은 피하고 전기약탕기나 질그릇, 파이렉스 등을 쓴다. 용기에 하루 분량에 해당하는 한약재를 넣고 약재 무게의 5~8배의 물을 부은 뒤 30분 이상 찬 곳에 둬야 한다. 처음에는 강한 불로 달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꿔 약물이 300㏄ 정도(1시간 30분~2시간) 남을 때까지 달인다.
약물을 짜지 말고 거즈 등의 천에 받쳐서 나온 물만 복용 횟수에 따라 나눠 먹는다. 다만 열을 동반한 감기약은 강한 불에서 1시간 이내에 달여 복용하고 녹용 등의 동물성 한약재가 포함됐거나 인삼, 숙지황이 들어있으면 좀 더 오래 달여야 한다.
<도움말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약제부 김정태 박사, 자생한방병원 김재형 원장, 천을한의원 송진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