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이번 수사권력의 개편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크다. 굳이 장윤기 사건처럼 주목받은 사건이 아니라더라도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가 계속해서 드러나는 상황에서 경찰 조직에 대한 국민의 미심쩍은 시선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핵심은 경찰의 수사력을 믿을 수 있느냐다. 기존 경찰-검찰 두 단계 체계에서도 억울한 사람들은 늘 있었다. 이런 와중에 한 단계가 생략된다면 그 숫자가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수사 경찰을 확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수사경찰 1인당 사건 접수 건수는 133건에 달한다. 2.7일에 1건씩은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상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힘든 환경이라는 뜻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 이후 수사경찰이 대거 이동한다면 남은 경찰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우려에 경찰청은 기동대 인력을 줄이고 수사 인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수사인력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갖는다. 수사 경험이 없는 기동대 인력이 수사 현장에 투입한다고 ‘즉시 전력’이 될 수 없어서다. 축소된 인력 구성에 따른 기동대의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만든 대안이라고 하기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여기에 수사 과정에서 법적인 전문성을 더해줄 변호사 경력공채(경채) 인원들은 오히려 경찰 조직을 떠나고 있다. 지난달까지 변호사 경력공채 인원(292명) 중 4분의 1이 넘는 84명(28.8%)이 퇴직했다. 최근 사표를 낸 변호사 경채 출신 한 간부는 수사 경찰 경력을 계속 이어가길 원했다고 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업무와 더불어 승진하지 못하면 퇴직해야 하는 계급정년 제도, 그리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내부 정치에 시달리다 로펌행을 택했다.
이런 와중에도 경찰의 신뢰도를 깎아 먹는 일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제주 실종 사건에서 경찰이 허위 보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은 경찰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허술한 수사관들의 태도도 국민들에겐 위협적이다. 여기에 뒷돈을 받은 교통경찰, 무선 이어폰을 슬쩍한 파출소 경찰까지 줄줄이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누가 경찰을 믿을 수 있을까. 우려가 많다는 건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고 그 우려만 가라앉힐 수 있다면 충분히 새 제도를 안착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사권의 대대적인 교체기에 접어드는 앞으로 몇 달간 경찰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국민들은 당연히 믿을 수 있는 수사기관을 원한다. 경찰이 합격점을 받고 싶다면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을 쏟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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