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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요구, 자본주의 원칙 깨…주가 하락시 주주들 손배소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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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06.09 05:51:02

문성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 인터뷰
대검 차장검사·법무부 차관 지낸 형사·경제범죄 전문가
"업황 악화 시 해외 주주 대대적 소송 나설 가능성"
"온 나라 '벌거벗은 임금님' 못 본척…공론화 시급"

[이데일리 이지은 최오현 기자] “회사가 많은 이익을 냈을 때 이익을 공유하는 것은 적극 찬성한다. 다만 주주들의 잔여 청구권에 기반한 주주총회 몫을 영업이익 단계에서 일정 부분 떼어준다고 확정하는 건 회계의 ‘회’자도 모르는 소리다. 이건 순이익이 확정된 뒤 배당 여부를 논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문성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사법연수원 11기)는 8일 이데일리와 만나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최근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 등 주요 대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주주권 침해와 이사회 책임, 배임 위험 등 검토해야 할 법적 문제들이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문 고문변호사는 25년간 검찰에 몸담으며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법무부 차관을 지낸 형사·경제범죄 분야 전문가다. 1984년 검사로 임용된 뒤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등에서 차장검사로 재직하며 기업범죄와 금융·조세범죄 수사를 지휘했다. 2016~2018년 바른의 총괄 대표변호사를 지낸 뒤 현재는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며 기업 형사와 경제범죄 분야 자문을 맡고 있다.

최근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논란은 단순한 임금 협상 문제가 아닌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와 연결된 사안이라는 게 문 고문변호사의 생각이다. 주주는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대신 손실 위험을 부담하지만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구조를 감안하면 기업 이익 배분 문제 역시 주주의 권리와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자들이 영업이익의 일부를 요구한다면 반대로 영업 손실이 났을 때 노동자들도 돈을 토해 내는 게 맞는다”며 “지금처럼 위험은 감수하지 않으면서 ‘단물’(이익)만 빨아먹겠다는 요구는 자본주의 원칙의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영업이익을 성과급 산정 기준으로 삼는 방식에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순이익과 달리 영업이익은 미래 투자와 각종 비용, 경영 환경 변화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이사회가 충분한 검토 없이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회사나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될 경우 결국 업무상 배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우 법무법인 바른 고문 변호사가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김태형 기자)
경영진은 파업에 따른 가동 중단 손실을 막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문 변호사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회사 충실 의무 외에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추가됐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며 “배임죄는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만 초래해도 기수가 될 수 있는 범죄이므로 미필적 고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대기업의 높은 해외 주주 지분율 역시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문 변호사는 “당장은 업황 호황과 주가 상승에 가려져 이슈가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향후 업황이 악화해 배당이 줄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해외 주주들이 대대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거나 배임죄로 고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에 뒤따를 적잖은 후폭풍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문 변호사는 “매년 성과급을 정례화되면 향후 퇴직금 산정 소송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낙수효과도 없는 상황에서 특정 대기업 노조가 과도하게 이득을 독점하면 원청과 협력업체 간 격차가 확대돼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도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논란은 주주권 문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주주단체 투자자보호연합회는 지난 6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기업과 노조가 자의적으로 회사 이익을 배분하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주주가치 훼손과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제도적 대응을 촉구했다.

문 변호사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된 이유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시장경제’라는 두 가지 축 덕분이었다”며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깨뜨리는 발상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결국 우리가 성장해온 토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 나라가 성과급과 주가 상승이라는 단물에 취해 ‘벌거벗은 임금님’을 못 본 척하는 격”이라고 진단한 그는 향후 법적 분쟁과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경제 질서와 상법 원칙에 부합하는 성과보상 체계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폐지를 논의 중인 배임죄에 대해서는 “80여년간 쌓아온 판례를 통해 자본주의의 기반인 ‘시장 신뢰’를 지켜온 핵심 방어벽”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문 변호사는 “판례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기본법을 폐지하고 특례법을 제정하는 방식은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민생 관련 배임 범죄에 대한 처벌 수단까지 약화될 경우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성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 (사진=김태형 기자)
◇문성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

△1956년 광주 출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사법연수원 11기 △서울지검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지검 부장검사 △대검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지검 차장검사 △대검 기획조정부장 △청주지검 검사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대검 차장검사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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