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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험은 미사일 공격·기뢰·나포 등 전쟁 위험으로 인한 선박 손해를 보장하는 특수 담보로, 일반 선박보험과 별도로 운영된다. 전쟁 발생 시 계약 해지 통보(NOC)가 이뤄지면 기존 담보는 72시간 이후 종료되며, 이후에는 운항(항차) 단위로 선박가액을 기준으로 요율을 다시 산출해 전쟁보험을 가입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요율은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형성돼 동일한 위험구역에 대해서는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 적용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손해보험사에 홍해 항로 통과를 위한 전쟁보험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해협 긴장이 고조되면서 홍해로 항로를 우회하는 선박이 늘어난 영향이다. 두 지역 모두 전쟁위험구역(Joint War Committee Listed Areas·JWLA)으로 분류돼 동일한 구조가 적용되면서 전쟁보험 요율 역시 큰 차이 없이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수요는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수송 차질에 더해 대체 조달지였던 쿠웨이트까지 운송에 어려움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도입 확대를 위해 운항 경로를 홍해 등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홍해로 우회하더라도 전쟁보험 요율은 동일하게 적용돼 보험료 부담 측면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쟁위험구역 체류 기준 요율은 선박가액의 약 0.3% 수준이다. 선박가액이 2000억원 수준인 유조선의 경우 약 6억원가량의 전쟁보험료를 일주일 단위로 부담하게 된다. 홍해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이어지는 고위험 해역으로,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쟁보험 요율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전쟁 직후 0.8%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공격 빈도 감소와 보험사 간 경쟁 영향으로 빠르게 하락해 현재는 0.3% 수준에 형성돼 있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흑해에서는 최대 5% 수준까지 치솟았고, 홍해 사태에서도 2% 안팎까지 상승한 사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요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요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공급 우위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보험사 관계자는 “글로벌 재보험 시장의 자본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다수 보험사가 담보 제공에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며 “요율이 경쟁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 빈도 감소도 반영되면서 일부 보험사는 더 낮은 요율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전쟁보험 확보가 어려워 선박 이동이 제한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시장에서는 다수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담보 제공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보험 담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며 “선사들이 항로 결정을 미루면서 요율 산정이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