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 ‘사상 최대’ 기록
LG화학(051910)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7% 증가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8% 늘어난 7조50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LG화학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을 7117억원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이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7조4510억원 이후 3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313억원 이후 9년여 만에 각각 최대 규모다.
|
LG화학은 “최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주와 투자자가 더욱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잠정 실적을 공시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오는 21일 실적 설명회 컨퍼런스 콜과 함께 최종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지 맞은’ 합성수지 사업
이번 깜짝 실적의 주요 배경으로는 석유화학사업이 꼽힌다. 특히 LG화학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ABS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제품인 ABS와 원재료인 나프타(납사) 간 t당 스프레드는 2분기 평균 971.4달러에서 3분기 평균 1149.5달러로 크게 뛰며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ABS를 호황기로 이끈 제품은 가전 쪽 수요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3분기 가전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성장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BS는 가전 내외장재에 들어가는데 중국을 중심으로 가전 수요가 크게 늘면서 ABS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며 “중국이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원료로 들어가는 ABS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건설자재 등에 쓰이는 PVC, 장갑을 비롯한 위생용품에 쓰이는 NB라텍스 등도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 흑자 기조 유지한 듯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지사업부문 역시 순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세계 76개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LG화학의 배터리 규모는 7·8월 5.3GWh로 아직 9월 집계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2분기보다도 1.4% 증가했다. 2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 기조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가 상반기에 비해 적어 실적 개선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ESS 매출액이 상반기 집중돼 3분기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소형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실적은 전 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