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은 전거래일보다 9.33%(4150원) 내린 4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은 연초 이후 내수주의 강세와 배당 매력에 힘입어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말 3만475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0월 4만8000원대로 급등하는 등 박스권 장세 속에서도 초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15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에 유가 절감분이 즉각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의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 격언대로 한국전력은 이틀간 13.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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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기업의 차입금을 줄이려는 정책을 펼 때는 요금 상승 기대에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기존의 정부 기조가 변경된 만큼 주가 하락 압력이 작용한다는 것.
배당 매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한국전력이 연말 배당으로 주당 920원 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 전망한다. 주당 배당수익률은 2.09% 수준으로 코스피 200 평균 배당 수익률이 1.3%인 것을 감안하면 고배당 종목인 셈이다 .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동 부지 매각 대금이 배당금이 아닌 최근 본사의 차입금 감축이나 투자 등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주식운용 매니저는 “정부가 요금 인하에 대해 언급하는 등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인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전력이 가진 고유의 매력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유가 하락이 요금 반영에 산출되며 요금이 하락할 수 있겠지만 원화 강세 등 기타 요인이 이를 상쇄해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 책정에 유가 외에도 달러-원 환율이나 배출권거래제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검토된다”며 “요금조정안이 확정되기 까지는 최소 4~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요금 인하에 나선다 하더라도 단순 전력요금 인하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연료비 연동제 등 탄력적인 요금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 추이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