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내외 악재 겹쳐..경착륙 우려 계속돼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준율을 수차례 올리며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금융위기 동안 풀어낸 막대한 유동성을 회수하고 치솟는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 상황은 급변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물론 미국까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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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정책 책임자들은 통화 정책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필요시 적절한 수준으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통화 완화 정책으로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포석을 깔아둔 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10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폭이 둔화됐다. 지난해 무역 흑자는 3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지준율 인하를 위한 또 하나의 명분이 생긴 셈이다.
◇ 물가 안정적..유동성 지표도 지준율 인하 환경 조성
무엇보다 긴축 정책 시행의 가장 큰 이유였던 물가는 지난해 7월 전년비 6.5% 상승하며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오는 12일 발표가 예정된 중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4.0%로 둔화됐을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물가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긴축 기조를 이어갈 명분을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CPI 추이를 지켜본 뒤 춘절을 앞두고 지준율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연휴를 앞두고 통화정책 조정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해준다.
마침 유동성 지표도 지준율 인하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지난달 총통화(M2)는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하면서 정부 목표치인 16%를 밑돌았다. 중국 은행간 금리인 시보(Shibor) 역시 최근 들어 5.9%대로 뛰어오르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위축돼있는 시중 유동성 상황을 보여주는 것.
류리강 호주&뉴질랜드(ANZ) 뱅킹그룹 이코노미스트는 "M2 증가율이 목표치인 16%에 미치지 못한 것은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인민은행은 춘절 시작 전에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