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관련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일본에서의 수요로 매출을 올려온 업종은 단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울상 짓는 모습이다.
14일 증권업계에서 꼽는 대표적인 수혜업종은 자동차와 철강, 화학업종이다. 경쟁사인 일본 기업들이 조업 중단에 들어가면서 경합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일본의 완성차 수출이 감소하고 부품 부족으로 해외공장도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호재"라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일본 주요 철강업체로부터 공급이 중단되면서 철강 가격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국내 철강업체들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본 지진으로 역내 에틸렌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국내 화학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반도체와 LCD도 일본 기업들의 생산 차질로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IT기업들이 이익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업종과 정유업종도 수혜업종으로 분류됐다.
반면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업종도 적지 않다. 고객 가운데 일본인 비중이 높은 여행과 카지노, 항공업 등이 그 대상이다.
키움증권은 "일본으로의 여행 수요가 위축되면서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이 이번 강진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외국인 관광객 중에 일본인 비중이 가장 높다"며 "국내 카지노 업체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으로의 노선 운항이 중단된 항공주에도 조정 압력이 가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LIG투자증권은 "센다이 등 3개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일본 여객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일본 지진으로 관련 업종이 피해를 보더라도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일본 관광객 수요 감소보다는 유가 하락이나 화물 운송 증가 등에 따른 이익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지진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수가 감소할 우려가 있지만, 실적에 미치는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UBS증권 역시 "지진으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일본 항공 경로 폐쇄에서의 손실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연료비 절감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