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영행기자]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고 있다”
정치인들과 여론이 성장과 고용문제에만 신경을 쓰느라 인플레이션 문제를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8일 애널리스트 플로이드 노리스의 칼럼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이 인플레이션을 실제 원하는 것은 아니면서도 다른 문제를 더 중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친 인플레이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리스는 25년 전에는 경기침체와 고통을 겪는 한이 있어도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물리쳐야 할 위협요인으로 여겨졌지만,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이 잠잠하면서 정치적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성장과 고용 같은 다른 문제들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 브뤼셀에서 유럽의회가 유럽중앙은행의 금리동결 정책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296대 287로 반대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을 잘 보여준다. 이번 유럽의회의 표결 결과가 유럽중앙은행의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정치인들이 높은 실업률에 대한 책임을 중앙은행에 전가하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는 전달된 셈이다.
워싱턴의 경우 중국 위안화를 절상 시키려는 부시 행정부의 노력에서 이 같은 자세가 드러난다. 위안화 절상은 수입제품의 가격을 올려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다. 하지만 상원 표결 결과를 보면 상원 의원 67명이 위안화 절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 의원 척 슈머는 20년 전에 주민들이 값 싼 수입의류를 원한다는 이유로 무역 보호법안에 반대 운동을 펼쳤었는데, 이제 어느 민주당 의원은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논리로 위안화 절상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조사책임자인 래리 캔토는 1980년대와 90년대에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거론하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한다.
우선 당시에는 중앙은행의 임무는 성장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방지라는 믿음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또 당시에는 석유가격이 하락했으며 정보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중국과 인도로부터의 수입품이 값싸게 수입되고 있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재정정책도 엄격했다.
하지만 이제 유가는 오르고 있고, 재정정책의 엄격함은 사라졌다. 생산성 향상도 둔화되는 추세이며 중국효과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있다.
또 그린스펀이 과거에는 과도한 것으로 여겨졌던 성장수준을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인플레이션 방지를 중시하던 1990년대의 중앙은행과는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유럽의회의 투표결과 역시 유럽에서도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방지 기능에 대한 믿음이 크게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리스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른바 핵심 인플레이션률을 너무 중시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동적인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유가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60달러를 넘나드는 지금의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을 배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따진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정황들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