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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압수수색 사전심문' 공식 반대…"유례없는 제도"

이배운 기자I 2023.03.07 10:51:55

"수사상황 피의자에 실시간 노출…헌법 위반"
"권력자 사건만 심문 이뤄져 형평성 논란 우려"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도’에 대해 검찰이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제도”라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한 대검찰청은 7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제도는 수사 상황이 피의자에게 실시간으로 노출될 염려가 있고, 별도 심문절차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수사가 지연될 우려가 상당하다”며 “이런 대면심리제도를 대법원 규칙으로 도입하는 것은 형사절차를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상의 원칙에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대검은 이어 “권력자와 재벌 등의 부패사건에 대해서만 심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선택적 심문에 따른 형평성 논란도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대검은 전자정보에 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색어 등 탐색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범죄수사를 매우 어렵게 만들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압수대상인 파일명에 은어나 오·탈자가 있는 경우, 이미지나 동영상 또는 PDF 파일의 경우 사전에 설정한 검색어로 검색하는 것이 불가능해 증거 확보를 어렵게하고 결과적으로 범죄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피의자,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에게 압수수색 참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개정안은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성범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에 피의자가 참여하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내용을 모두 알게 돼 증거가 노출되고, 그에 따라 증거인멸 및 2차 가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검은 “압수수색 참여 대상자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피압수자 또는 변호인’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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