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온시아가 중국 제약사와 수천억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뮨온시아의 기술력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유한양행(000100), 정부의 물밑 지원이 이번 기술수출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뮨온시아의 CD47 항체 항암신약후보 물질 ‘IMC-002’에 대해 세포주 개발부터 공정개발 및 미국 임상 1상 승인 과정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IMC-002는 대식세포에 대한 면역관문억제제로 암세포의 면역반응 회피 신호를 억제해 대식세포가 몸 안의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이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6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소렌토와 설립한 합작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당시 유한양행은 1000만달러(한화 약 122억원)를 투자해 이뮨온시아 지분 51%를 확보하면서 뼈대를 구축한 주인공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은 2019년 이뮨온시아를 ‘CD47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치료제 IMC-002에 대한 비임상연구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해 1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했다.
이후 항체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든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CD47 면역항암제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중국 항암제 분야 리더 기업인 3D메디슨과 총 4억 7050만 달러(약 54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뮨온시아의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능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파라투스에스피 사모투자합자회사가 435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뮨온시아의 원천 기술력에 다양한 기술과 투자가 유입되면서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뮨온시아는 지난 2018년 1월 면역항암제 IMC-002의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 이뮨온시아가 CD47 항암신약 물질을 발굴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상업화가 가능한 제형으로 개발해 달라고 위탁을 맡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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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주 개발이란 쉽게 말해 바이오 벤처 기업이 발굴해 가져온 항체를 다른 세포에 넣어 잘 자라고 번식할 수 있도록 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포주가 우수할수록 효율 좋은 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후 CDO 과정은 세포 대량생산을 위한 중간 프로세스인 공정개발에 돌입하고, 대량생산에 성공하면 DS(세포를 동결건조해 대용량 공간에 넣는 형태)와 DP(유리병 형태에 주입) 과정을 거쳐 임상에 필요한 물질까지 생산하게 된다. 회사 측도 지난해 미국 임상 1상 승인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CDO 전 과정에 걸쳐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며 “양사가 함께 잘 대응해 임상 1상을 최단기간 내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 기업에 약 9000억원 규모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관계자도 “우리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CDO 계약을 체결하고 상업화가 가능한 면역항암제 물질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포주 개발부터 대량생산, 임상 1상 물질 생산까지 지원해 줘 기술수출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포주 개발 등은 시설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해외 몇몇 업체만이 보유한 기술”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CDMO(위탁생산개발) 시설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CDO 계약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일 경우 기술수출 파트너사가 굉장히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이뮨온시아는 IPO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수출로 추진 중인 IPO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