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환구기자] 구글코리아가 다음(035720)과 결별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검색시장 점유율은 2% 대에 머물고 있고 검색광고시장 최대 파트너마저 등을 돌리면서 국내 사업이 근본적인 위협을 받게 됐다.
구글은 국내 광고영업 분야에서 유튜브와 연계를 통해 콘텐트 네트워크 광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활성화될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 구글의 한국 도전史 `용두사미`
세계 최대 검색 기업인 구글은 지난 2000년 9월 한국어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2004년 법인을 설립하고 2006년 10월 R&D 센터를 설립하며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구글코리아는 특유의 혁신적인 페이지 랭크(Page Rank) 기술에 바탕을 둔 검색서비스로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인지도를 넓혀갔다.
키워드 광고 서비스 구글 애드워즈(AdWords)와 구글 애드센스(AdSense)는 국내 광고주들에게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다음과 엠파스 등 대형사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검색광고시장에서 오버추어코리아에 버금가는 강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광고 개런티 부담 등으로 엠파스와 계약을 종료하며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번에 다음과 계약이 종료되면서 현재 제휴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 가운데 규모 있는 사이트는 옥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한국 상륙 이래 줄곧 2~3% 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며 군소 검색 사이트로 전락한 상태다.
◇ 한국선 왜 이름값 못할까
구글은 북남미와 유럽, 아시아 등 세계시장에서 158개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시장 검색 점유율이 2등인 야후의 3배가 넘는 60% 대에 달하는 등 세계적으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 가운데 `현지화`에 실패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오버추어가 국내 검색광고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세일즈 관련 마케팅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오버추어는 이를 위해 해외에선 사례를 찾기 힘든 대행사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반면 구글은 한국 시장에 맞는 세일즈 방식을 마련하기보다는 구글이라는 브랜드를 광고주들에게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색시장에서도 한국 특유의 통합검색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이유로 거론된다.
◇ 구글 "콘텐트 네트워크 광고 주력하겠다"
구글코리아는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4월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20~30여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한국 사업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다음과의 재계약 실패는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절대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했던 연 600억원 이상의 매출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구글은 새로운 광고 영업 전략과 장기적인 한국 시장 공략 계획을 홍보하며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다.
구글은 "앞으로는 국내 광고영업에서 구글 콘텐트네트워크 광고에 집중을 할 예정"이라며 "구글 광고주들은 검색광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의 콘텐트 네트워크에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콘텐트 네트워크 광고는 키워드 검색시 광고를 노출하는 검색 광고와 달리 해당 페이지의 콘텐트와 연관성 높은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현재 주요 언론사 사이트와 파워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국내 인터넷 인구의 89% 라는 높은 도달률을 보이고 있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계약이 종료되는 다음과는 기존 오픈소셜 등 서비스 협력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광고 제휴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장기적으로는 내년 이후 한국에 본격 상륙할 스마트폰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한 스마트폰 단말기들이 출시되면서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국내 포털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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