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미국 스탠퍼드 의대의 로저 콘버그(59) 교수가 뽑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4일(현지시간) 디옥시 리보 핵산(DNA)에서 리보 핵산(RNA)이 합성되는 전사 과정을 규명한 로저 콘버그 교수를 노벨 화학상 단독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생명체는 세포 안에 핵이 있는 진핵세포 생물과 핵이 없는 무핵세포 생물로 나뉜다. 진핵세포의 핵에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존재하며, 여기에 특정 단백질이 달라붙으면 RNA 합성효소가 RNA를 합성한다. 이 과정이 바로 전사(輾寫, Transcription)이며 생물체는 이 RNA의 정보로 단백질을 만들어 생명 활동을 한다.
왕립과학원은 콘버그가 처음으로 진핵생물의 분자 수준에서 이 전달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도해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큰 공로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사 과정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암, 심장 질환, 다양한 염증 등 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사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이해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콘버그 교수의 아버지인 아서 콘버그(88)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미 지난 1959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바 있어 부자가 나란히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는 6번째 `부자 수상`이다. 아서 콘버그 교수는 세포가 분열할 때 DNA의 복사 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1947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한 로저 콘버그 교수는 하버드와 스탠포드를 거치며 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포스트 닥터 과정을 밟은 후 1978년부터 스탠퍼드에 재직하고 있다.
콘버그 교수는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수상식은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한편 지금까지 발표된 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올해 노벨상 수상자 5명은 모두 미국인이 차지했다.
오는 9일에는 노벨 경제학상, 13일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일정이 나오지 않은 노벨 문학상은 전통적으로 목요일에 발표되는 관례에 따라 5일 혹은 12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