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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에게 ‘암캐’라고 말한 벤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를 만나 응수했다.
28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남부 도시 카이바노에서 열린 스포츠 센터 개관식에서 “데 루카 주지사님, (제가) 그 암캐 멜로니입니다. 잘 지내셨나요?”라고 말했다. 당황한 루카 주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저는 건강합니다”라고 답했다.
루카 주지사는 제1야당인 민주당(PD) 출신으로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정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앞서 정부에 전달했다. 또 지난 2월 지방 교부금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 캄파니아주의 여러 시장과 함께 로마를 찾았다.
그러나 멜로니 총리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면담을 거부했고 “시위할 시간에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저격했다. 이에 하원의사당 밖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던 루카 주지사는 “돈이 있어야 일을 하지. 너나 일해라. 이 암캐야”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부유한 이탈리아 북부 지역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게으른 남부 복지 예산으로 사용된다며 자치권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반면 재정 자립도가 낮은 남부 지역은 주민들이 더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반발했다.
멜로니 총리가 루카 주지사에게 한 말이 전해지자, 현지 매체 팬 페이지는 “멜로니 총리가 루카 주지사를 얼어붙게 했다”, “멜로니 총리에게 ‘올해의 뒤끝상’을 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멜로니가 이끄는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사람이 만나는 영상을 올린 후 “조르자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네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한편, 카이바노는 작년 7월 11세, 13세 소녀가 6명의 남자 청소년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곳이다. 멜로니 총리는 같은 해 8월 카이바노를 방문하고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