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술금융의 양적 성장에도 질적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은 평균 56.7%로,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98.8%인 은행은 물론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은행도 5곳이나 됐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금융 제도가 이미 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존 거래기업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기술력만으로 담보나 보증 없이 신용대출을 해 준 비중은 평균 30.4%에 불과했다. 69.6%는 담보·보증 대출이었다.
기술대출이 아닌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7년 63.9%에서 2018년 64.5%, 2019년 68.2%, 2020년 7월 69.6%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신용대출 비중은 2017년말 36.1%에서 2020년 7월 30.4%로 하락했다.
박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실적이 공개되는 양적 규모를 늘리는데 급급해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창업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평가 방식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