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는 각 브랜드들이 자사의 차량을 전시하는 것 외에도 각 브랜드들이 펼치고 있는 대외적인 마케팅, 홍보 활동을 알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국내는 아직 모터스포츠 문화가 태동 후 발전 단계에 있지만 모터스포츠 시장이 크고 문화가 발전된 미국의 경우 모터쇼에서 각 브랜드들의 레이스카를 만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이번 2017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는 과연 어떤 레이스카들이 모습을 드러냈을까?
2017시즌부터 본격적인 투입을 앞둔 어큐라 NSX GT3는 매력적인 실루엣과 과감한 카본 파이버 에어로 파츠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어큐라 NSX GT3는 알루미늄 복합 소재로 개발된 스페이스 프레임을 기반으로 V6 3.5L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하며 FIA GT3 규격에 맞춰 다양한 레이스 관련 부품을 추가적으로 장착한다.
어큐라 NSX GT3의 공식 데뷔 무대는 미국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가장 큰 FIA GT3 레이스가 열리는 2017 피렐리 월드 챌린지(Pirelli World Challenge, PWC)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WC에는 어큐라 TLX GT로 피렐리 월드 챌린지에 출전하고 있는 상황. 과연 새로운 NSX GT3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BMW는 2015년까지 Z4 M를 기반으로 개발한 ‘Z4 M GT3’를 전세계의 모터스포츠 팀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BMW는 M6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GT3 레이스카 개발의 의지를 드러냈고, 2016년부터 주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툼한 오버 펜더가 돋보이는 M6 GT3는 양산형 M6 쿠페에서 가져온 V8 4.4L 트윈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 585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며 FIA GT3 레이스카의 규정에 맞춰 개발되었다. 거대한 리어 윙 스포일러와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다양한 에어로 파츠를 장착해 레이스카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한편 Z4 M GT3 레이스카는 M6 GT3라는 새로운 레이스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주요 GT 레이스 무대에서 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푸른 차체의 임프레자와 피터 솔베르그(Petter Solberg)의 ‘혼연일체’의 주행은 더 이상 볼 수 없으나 스바루의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스바루는 임프레자를 대체하는 WRX STI를 개발했고, WRX STI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레이스에 참가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공개된 WRX STI ARA 2017은 미국을 대표하는 랠리 대회인 ‘랠리 아메리카 챔피언십’을 위해 개발된 레이스카로 랠리 아메리카 챔피언십 8회 우승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히긴스(David Higgins)와 호흡을 맞출 차량이다. 새로운 시즌을 위해 더욱 강해진 WRX STI는 올해도 종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폭스바겐 역시 이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레이스카를 선보였다. 레드불이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랠리 크로스(Red Bull Global Rallycross Series, GRC)에서 활약한 비틀 GRC 2016 레이스카다. 600마력에 이르는 강력한 출력으로 단 1.9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비틀의 귀여운 이미지와 격렬한 레이스의 조화가 상상되지 않겠지만 차체의 사고 흔적은 진짜 레이스카의 존재감을 알리는 영광의 상처다. 한편 온로드와 오프로드가 이어지는 짧은 코스에서 강렬한 배틀과 화려한 테크닉을 선사하는 랠리크로스 대회는 최근 모터스포츠의 떠오르는 레이스 카테고리로 젊은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포드의 전설적인 존재 GT40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GT는 2006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2016년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부활을 알렸다. 이후 포드는 포드 GT FIA GT1 사양과 FIA GT3 사양을 선보이며 모터스포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결과 2016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출전을 선언하고 새로운 레이스카를 개발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전시된 포드 GT Le Mans(ver. 2016 GTE Pro)는 반년 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체커를 받은 실제 레이스카로 장시간의 레이스를 펼치며 차체 곳곳에 오염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500마력을 웃도는 강력한 V6 엔진 또한 경이로운 엔진이지만 이 레이스카 자체가 포드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낸 기술의 정수임에 분명하다.
디트로이트에서 신형 캠리를 공개한 토요타는 캠리와 함께 ‘2017 나스카’ 무대에서 달릴 스톡카도 함께 공개했다. 붉은색 컬러와 신형 캠리의 전면 디자인을 본 딴 새로운 스톡카는 차체 측면에 ‘2018 캠리’ 레터링을 새겨 존재감을 강조했다.
토요타와 TRD는 단순한 모습의 외모를 가진 스톡카지만 토요타는 이 단순함 안에 공기역학의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한편 2018 캠리 나스카의 데뷔 무대는 오는 2월 18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데이토나 500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