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코와 뺨 등 얼굴 중앙에 주로 나타나는 주사 질환은 중년 이후에 흔히 발생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붉어진 얼굴과 혈관 늘어짐이 특징이다.
현재 표준 치료로 사용하는 혈관 레이저 장비는 모두 수입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좋은 치료 효과에 비해 치료비 부담이 큰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국내 연구팀에 의해 국산 레이저 장비도 주사 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치료비 부담을 낮추는 길이 열렸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팀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의료기기 임상시험 사업에 2013년 선정된 후 참여기업인 (주)루트로닉과 함께 3년에 걸쳐 주사 환자에서의 국산 레이저 치료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49명의 주사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혈관레이저(585나노미터 파장) 대비 국산 기술로 개발된 755나노미터 파장의 알렉산드라이트와 1064나노미터 파장의 앤디야그 레이저 두 파장을 동시에 이용하는 치료법의 효과를 비교했다. 4주 간격으로 4번의 레이저 치료를 시행한 결과, 국산 레이저 치료환자에서 얼굴의 붉음이 치료 전에 비해 크게 호전됐고, 78%가 치료에 만족했다. 환자의 88.5%는 치료 종료 6개월까지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주사는 체온 변화, 매운 음식이나 햇빛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빠질 수 있으며, 흔히 딸기코, 홍당무 얼굴 등으로 불리는 데, 초기부터 치료하지 않으면 단순한 붉음증을 넘어서 뾰루지나 종기 같은 것이 계속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서 두꺼운 흉터처럼 변하는 추한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주사는 단순한 의학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데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게 되는 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은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다.
치료를 위해 경구약물을 복용하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복용이 필요하다. 항생제 계통의 연고도 바르지만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경구약물과 연고 치료의 단점을 보완하는 혈관 레이저 치료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높이는 수입 장비를 사용해야 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김원석 교수는 “국산 기술로 개발된 알렉산드라이트와 앤디야그 레이저 병합요법이 기존의 혈관 레이저와 대등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며 “특히 경구약물이나 연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레이저 치료만으로 6개월 이상 장기간 효과가 지속됐다”고 연구 성과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인 “Annals of Dermatology” 10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