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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안팎에서 심해지는 트럼프 견제

권소현 기자I 2016.02.28 14:59:02

클린턴 지지 워런 버핏, 트럼프 슬로건에 일침
공화당 루비오·크루즈 의원 납세공개하며 트럼프 압박

△힐러리 클린턴 후원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파죽지세를 보이자 견제도 만만치 않다. 오마하의 현인인 워런 버핏이 트럼프에 일침을 날리는가 하면 마르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이 납부한 세액을 공개하면서 트럼프에 압박을 가했다.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27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은 이미 위대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후보들이 미국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그들의 자녀가 자신들처럼 살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고 지적했다.

버핏 회장은 특정 후보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누가 봐도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버핏 회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역사상 가장 행운아들”이라며 “1930년 이후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여섯 배 늘었는데 이같은 트렌드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간 2% 수준이지만 이 정도도 성장률도 꽤 놀라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인구가 연평균 0.8%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연평균 GDP가 2% 늘어나면 1인당 GDP는 1.2%가량 증가하게 된다. 한 세대, 대략 25년간 누적 증가율은 34.4%고 실질 1인당 GDP는 1만9000달러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 4인 가족 한 가구당 연간 7만6000달러 늘어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마르코 루비오(왼쪽),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테드 크루즈(오른쪽)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들로부터 납세신고와 관련한 공격을 받고 있다. 경선에서 3연승으로 단연 선두인 트럼프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상원의원이 잇달아 소득과 세금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수입과 납세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고 감사가 끝나기 전에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이틀 후인 27일 루비오 의원이 본인과 부인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수입은 229만달러고 이에 대해 52만6092달러를 세금으로 냈다고 밝혔고, 이후 이날 밤 크루즈 의원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500만달러 이상을 벌어 150만달러를 연방 세금으로 납부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에게도 납세내역을 공개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납세내역을 공개하면서 “도널드가 납세신고에 대해 당황한다면 사실에 대한 판단 여부는 유권자에게 달렸다”며 “미루지 말고 미국인에게 털어놔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내세우는 핵심 요인이 바로 사업가로서의 성공인데 주장하는 것만큼 부자가 아닐 수 있다”고 깎아내렸다.

한편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꺾고 승리하면서 ‘슈퍼 화요일’을 향한 길을 다졌다. 개표율 99%인 현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74%를 얻어 26%에 그친 버니 샌더스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의원 544인을, 샌더스는 85인을 확보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총 2383인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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