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48) 경정이 4일 검찰에 출석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9시1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에 도착 후 ‘누구의 지시로 문건을 작성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포토라인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 및 진위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박 경정은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담긴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한 핵심 인물이다. 박 경정은 “문건을 유출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박 경정이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는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단독 보도했다. 문건은 정씨가 작년 10월부터 매달 두 차례 청와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 10명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비서실장 인사 등을 논의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청와대는 해당 문건에 대해 “풍문을 다룬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내용을 모아 놓은 것”이라며 세계일보 측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박 경정을 문건 유출자로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