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국내 연구진에 의해 뚱뚱한 비만인들이 정상인보다 췌장 수술 후 합병증 발생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윤동섭?박준성?김재근 교수팀은 최근 ‘췌십이지장 절제 후 췌장문합부의 누출에 BMI가 미치는 영향’과 ‘내장 비만도에 따른 췌십이지장 절제 후 췌장문합부의 누출’논문을 국제학술지인 JOP(Journal of Pancreas)와 JIS(Journal of Invesrigative Surgery)에 각각 게재했다.
윤동섭 교수 등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췌·담도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합병증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도가 높은(BMI 25 이상) 환자와 내장 비만이 높은 환자((VFA 100㎠ 이상)에서 췌장문합부 누출과 같은 췌십이지장 수술 후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을 입증했다.
췌장루(膵臟瘻)라고도 부르는 췌장문합부 누출(pancreatic fistula)은 췌장액이 밖으로 흘러나와 주변 조직이나 피부 바깥 부위에 손상을 주며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특히 췌십이지장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합병증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비만이나 내장지방 많으면 수술 후 췌장문합부 누출 2~3배
연구팀은 췌십이지장 절제수술 받은 환자 159명 중 BMI 25 미만인 환자 113명과 BMI 25 이상인 환자 46명을 비교해 봤다. 이들에게서 췌십이지장 절제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췌장문합부 누출 발생률을 조사했는데, BMI 25 미만인 환자들에게서 누출이 있었던 비율이 33.6%인데 반해 BMI 25 이상인 환자들에게는 54.3%로 높게 나왔고, 실제 합병증의 문제를 일으킨 누출 비율도 각각 11.5%와 30.4%로 BMI 25 이상인 군에서 확연한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내장지방이 많은 군과 적은 군의 수술 후 합병증 여부도 조사했다. 연구팀은 췌십이지장 절제수술을 받은 내장지방(VFA)가 100㎠ 미만인 군 100명과 100㎠ 이상인 군 81명의 수술 후 경과에 대해 조사했다.
내장지방이 100㎠ 이상인 내장비만인 사람들은 똑같은 수술을 받더라도 췌장문합부 누출이 81명 중 21명인 25.9%로, 내장비만이 적은 군 100명 중 7명인 7.0%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비만이면 수술시간도 길고 수술 후 감염률도 높아
뚱뚱하거나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 췌장문합부 누출과 같은 합병증 외에도 여러 수술 관련 지표에서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25 이상인 환자들은 평균 수술시간도 정상인 군보다 약 30여분이 더 길었고, 평균 재원일도 25일로 정상인군 23일보다 2일 더 입원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도 역시 평균 수술시간이 내장지방이 적은 군((VFA<100㎠)보다 약 20여분이 오래 걸리고 , 재원 기간도 28.2일로 정상의 26.0일보다 길었다. 거기에 절제부위 감염률도 내장비만인 군이 12.5%으로, 적은 군의 6.7%보다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윤동섭 교수는 “비만은 성인병을 발생시키는 위험인자이기도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후 합병증까지도 증가시키는 원인임이 밝혀진 만큼 건강을 위해 비만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