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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때문에 죽고 싶은 병 'CRPS'

장종원 기자I 2013.01.16 11:35:59

가벼운 외상으로도 발병..6개월내 진단·치료받아야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배우 신동욱씨가 앓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라는 질병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만성 신경계 희귀질환인 CRPS는 출산의 아픔을 넘어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고통을 수반한다고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CRPS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26.2명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보다 여자가 3배 정도 많다.

CRPS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벼운 외상부터 시작해서 낙상사고, 수술 중 신경손상 등으로 발병했다는 것만 알려져있다. 사고의 강도와 CRPS 증상의
CRPS 환자 병실에 붙은 환자 접촉 금지 안내문.(제공 서울성모병원)
강도는 상관이 없고 발현 시기도 수시간에서 수개월까지 제멋대로다.

실제 환자 사례를 보면 자동차 뒷바퀴에 오른발을 다친 후, 군 복무 중 동료가 실수로 떨어뜨린 소총에 발등이 다친 후, 주사침에 찔린 후, 발가락을 잡아당기는 ‘발가락 교정술’을 받은 후 CRPS가 발병했다.

CRPS 증상은 한마디로 극심한 통증이다. 말기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모르핀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정도다. 고통이 심하다 보니 CRPS 환자의 47%가 자살을 생각하고 실제 15%는 자살을 시도한다는 보고가 있다. 직장생활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용우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은 손댈 수 없을 정도의 고통으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동반하게 된다”면서 “특히 추운 겨울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완치는 불가능하다. 검사실 소견으로는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진단도 증상과 증후를 기초로 감별한다. 이 때문에 CRPS 환자를 꾀병 부리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병의 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발병 6개월 내에 치료를 해야 병의 악화라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교수에 따르면 환자가 CRPS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통증센터를 방문하기까지 평균 30개월이 걸리고 진단 역시 4.8명의 의사를 방문한 후에야 이뤄질 만큼 치료시기가 늦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사용된다. 물리치료부터 약물요법, 교감신경ㆍ경막외강ㆍ척수신경근 차단 등 블록요법 등이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정맥신경치료약물 주입술, 척수신경 자극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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