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산업계 전반적으로 고졸 채용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석·박사가 주름잡고 있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도 사상 처음으로 ‘고졸 연구원’이 탄생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10일 “최근 고졸 연구원 채용을 위한 일정을 마치고, 채용을 확정지었다”며 “이들에게는 연구조원의 직위가 부여되며 정부가 출연한 연구기관에 소속된 첫 고졸 연구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졸 연구원 채용에는 총 89명이 지원했으며, 이중 3명이 최종 선발됐다. 3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고졸 연구원은 원주의료고 의료기계과 3학년인 김진현 군과 군산기계공업고 자동화기계과 3학년 노치훈 군, 부산기계공업고 금형설계과 3학년 윤왕호 군이다. 이들은 모두 특성화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 출신이다.
정부와 기업 등의 후원을 받는 마이스터고의 경우 일반 고교와 달리 각 학교마다 반도체, 모바일, 바이오 등 산업계와 직접 연계된 전문 분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대졸자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인재가 많이 육성되고 있다는 생기원 측 설명이다.
이번에 채용된 고졸 연구원들은 입사 후 연구조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5년간의 경력을 쌓은 후에는 평가를 거쳐 연구원의 직위가 부여된다. 연구원은 대졸 신입이 입사 후 처음 갖게 되는 직위다.
고졸 연구원들은 군복무 시에는 휴직을 할 수 있으며, 군 제대 후에는 군복무 기간을 포함한 연봉을 재산정받는 등의 혜택도 받는다. 생기원 관계자는 “고졸 연구원들에게 학위를 취득할 수 기회를 부여하고, 병역 특례를 연계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환 생기원장은 “막상 고졸 지원자들과 면접을 진행해 보니, 학력과는 상관없이 인성과 실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참 많았다”며 “앞으로 고졸 연구원의 채용 규모를 늘려, 우리나라가 학력중심 사회에서 실력중심 사회로 변화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3명의 고졸 연구원을 뽑은 생기원은 2013년에 6명, 2014년에 9명을 채용하는 등 순차적으로 고졸 연구원의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