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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공개매수 가격 얼마나 될까

이진우 기자I 2007.08.29 14:56:51

높아야 13만원대..이번주 주가가 관건
주말 주가 급락하면 12만원대 이하도 가능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SK에너지(096770)의 공개매수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이 13만원대 초반으로 결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은 공개매수를 결의하는 이사회 전일까지의 주가를 반영해 결정하는데, 최근 주가의 흐름으로 볼 때 13만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29일과 30일의 주가 흐름이 SK에너지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증시 급락의 충격으로 29일 SK에너지의 주가가 13만원을 하회하면서 공개매수 가격이 12만원대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 공개매수 가격의 의미는?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은 엄밀히 말하면 '공개매수 기준가'다. SK그룹이 추진하는 이번 스왑거래가 공개매수 기준가대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매수에 응한 SK에너지 주식과 비슷한 가치의 SK(주) 주식을 주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지분을 대량 확보하기 위해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일반적인 공개매수와는 성격이 다르다.

SK그룹은 SK에너지 주주들에게 공개매수 신청을 받아서 보유 주식의 가치에 맞먹는 SK(주) 주식을 나눠줄 예정인데, SK에너지 주식과 SK(주) 주식의 가치가 매일 변하는 게 문제다. 그래서 우선 SK에너지의 가치를 정하고 한달쯤 후의 SK(주) 주식의 가치를 정해서 교환비율을 산정한다.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은 SK에너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SK에너지 1주를 얼마에 가치로 정해서 나중에 SK(주) 주식과 바꿔줄 것이냐를 정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공개매수 가격이 13만원으로 정해진다면 SK에너지 주주는 보유주식에 13만원을 곱한 금액만큼의 SK(주) 주식을 받게 된다. SK(주) 주식 가치도 매일 변하므로 가치를 정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앞으로 한달여 동안의 SK(주)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현행법상 이같은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할 때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기준가)을 정하는 규정은 없다. 회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지만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확정된다. 그러나 그동안 SK그룹과 같은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과 대주주 주식교환을 진행한 LG그룹, GS그룹, 태평양, 네오위즈 등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산정했기 때문에 SK에너지 역시 같은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시장과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SK에너지 공개매수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

사업자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지주사 주식을 나눠주는 스왑거래에서 공개매수가격은 이사회 결의 직전일을 기준으로 ▲ 한달간 주가 ▲1주일간 주가 ▲ 직전일 주가를 산술평균해서 구한다. 다만 직전일 주가가 가장 낮으면 직전일 주가로 정한다. 

이렇게 나온 가격에 일정 비율의 할증률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대주주의 지주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사업자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사 지분을 보충하는 성격이어서, 사업자회사인 SK에너지 주식가치를 할증해 평가할 경우 대주주 지분 가치를 부풀린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SK그룹의 입장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같은 가정을 반영한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은 13만원대 초반, 30일 SK에너지 주가가 13만원을 하회하면 그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이 된다.
 
▲ SK에너지 최근 주가 흐름과 공개매수 기준가 예상. 29일 거래량은 전일과 동일하게 가정. <자료제공 : 굿모닝신한증권>


◇ 31일 이사회 결의 예정

굿모닝신한증권 이광훈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가정으로 산정한 SK에너지 공개매수 기준가는 13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가지 평균 주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SK에너지 주식의 공개매수를 결의하는 시점의 주가가 13만원보다 낮아지면 그 주가가 공개매수 기준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감으로 미국 증시가 29일 급락하면서 SK에너지의 주가도 13만원 전후로 내렸기 때문에 이같은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만약 30일 주가도 비슷한 수준또는 그 이하에서 마감되면 30일 종가가 SK에너지의 공개매수 가격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입장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SKC&C가 보유한 SK에너지 지분가치가 가능하면 높게 평가돼야 SK(주) 지분으로 바꿀 때 더 많은 주식을 가질 수 있어 내심 주가 상승을 바라겠지만, 미국 증시 영향으로 주가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SK에너지 공개매수 결정 시기를 더 늦출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SK그룹 지주사인 SK(003600)(주)는 오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SK에너지(096770) 주식의 공개매수를 결의할 예정이며 최근 이사진들에게 이같은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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