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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논란 뚫고 화려한 개막… 부국제, 칸·베를린과 함께 A급 영화제 ‘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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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I 2026.10.08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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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스트 선정·아카데미 출품 자격…높아진 BIFF의 위상
역대 최대 ‘아이콘’ 섹션…세계 거장들의 신작 한자리에
양자경·이자벨 위페르·판빙빙…스타 발길 이어진 부산

[부산=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양자경, 이자벨 위페르, 알폰소 구아론이 부산에 있다니… 해외 영화제를 부산에서 보는 기분이에요.”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부산시민 박은정 씨의 말에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를 향한 기대감이 물씬 묻어났다. 개막식이 열린 지난 6일 세계적인 배우와 감독들의 등장에 환호가 쏟아졌던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식 굿즈를 사려는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행사를 앞두고 불거진 영화 ‘암살자(들)’ 논란으로 부산 지역에 감돌았던 긴장감은 관객들의 함성과 함께 한껏 누그러진 모습이다.

세계의 별들 모인 부산

지금 부산에는 배우 양자경, 이자벨 위페르, 판빙빙,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매기 질렌할, 알폰소 쿠아론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머물고 있다. 이창동·나홍진·김지운 감독과 김혜자·전도연·설경구·황정민·현빈·정우성·조인성 등이 국내 최정상급 배우, 감독들도 함께 하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 단독 진행을 맡은 배우 김민하는 “지난해 부산은 서른을 맞아 비로소 단단히 섰고, 올해 우리는 선 자리에 머물지 않고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양자경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허안화 감독은 ‘까멜리아상’을,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한국영화공로상’을 각각 수상했다.

정치권으로 번진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은 부국제에서도 계속 됐다. 유해진·이민호의 개막식 참석이 취소됐고, 허진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야외 무대인사, 이민호의 ‘액터스 하우스’도 무산됐다. 이 같은 사태를 바라보는 영화인들의 우려는 무척 컸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 논란과 관련해 “창작은 창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객의 다양한 해석 자체가 영화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정주리 감독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너무 위축이 된다”면서 “관객분들을 만나서 비판도 들을 것이고 다양한 의견을 기대하면서 영화를 만든다. 그 작업을 계속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A리스트’로 넓어진 세계 진출 통로

올해 부국제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A-list) 영화제로 선정됐다. 단순히 영화 축제를 넘어, 작품 발굴과 산업 교류의 무대로서 국제적 영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A리스트’는 작품 선정, 산업 연계 활동, 언론·홍보, 상영·관객 등 4개 분야의 최근 2년간 실적을 평가해 국제적 영향력이 큰 영화제를 인정하는 인증이다. 칸·베를린·베네치아(베니스) 등 전 세계 17개 영화제가 포함됐다.

해외 영화인에게는 신작을 선보이고 교류할 만한 무대라는 신뢰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해부터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에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도 주어진다. 부산에서 발굴한 작품이 세계 무대로 나아갈 통로가 넓어졌다.

공식 선정작은 지난해 241편에서 올해 246편으로 늘어 2019년 이후 최대다. 특히 관객이 몰리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하루 상영 회차를 5회로 확대했다. 경쟁부문에서는 △임하연 감독 ‘그날의 태주’ △염규복 감독 ‘긴긴밤’ △김정훈 감독 ‘면도’(이상 한국) △마지드 마지디 감독 ‘빵과 책’ △오키타 슈이치 감독 ‘사토코는 언제나’ △구유 감독 ‘처음 만난 외로움’ 등 13편이 경합한다.

세계적 거장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섹션에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피오르’를 비롯해 △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 △홍상수 감독 ‘눈 둘 데가 없네’ △차이밍량 감독 ‘더스트’ △라브 디아즈 감독 ‘마키 키란 포’ 등 35편을 선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내일은 이름이 있다’ 등은 야외 상영 프로그램인 ‘오픈 시네마’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이밖에 올해 초 세상을 떠난 고(故) 안성기가 한국 영화사에 남긴 발자취를 돌아보는 특별전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 양쯔충의 영화 세계를 조명하는 ‘모든 시간 모든 곳의 양자경’도 마련됐다. 부국제는 오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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