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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물류회사인 퀴네앤드나겔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121개의 컨테이너선이 우회 항로를 선택해 160만개의 컨테이너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미 컨테이너선의 40%에서 지연이 발생해 세계 해상 운송 능력이 20%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과 아시아 간 물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완구가 47%, 가전제품 및 의류품이 40% 산업용 원자재의 경우 화학품이 24%, 자동차용 평강판이 22%, 절연 전선·전지가 22% 각각 영향을 받고 있다.
해상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30%를 담당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연간 1조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약 10%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니혼게이자이가 영국 LSEG의 선박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 동해 주요 항구인 뉴욕항 및 조지아주 사바나항에 기항했던 300여척의 대형 상선 항로를 분석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대서양을 남하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은 “이들 선박은 대다수가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컨테이너선으로, 11월 두 항구를 이용했던 선박들 대부분이 같은달 말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이용했다”며 “12월 들어 (후티 반군의) 공격이 활발해진 탓에 항로 변경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독일 하팍 로이드, 프랑스 CMA CGM 등 대형 글로벌 운송업체들은 잇따라 홍해 항해를 취소하고 아프리카 우회로를 택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와 비교하면 미국 동해안으로 향하는 선박은 5일,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은 3~4주 정도 항해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크리스 로저스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내는 수수료를 빼고 (항행일수 증가에 따른) 연료비를 고려하면 전체 운송비가 15% 정도 상승하며, 보험료도 늘어난”고 말했다. CMA CGM는 이미 40피트 컨테이너 운송비를 기존 2000달러에서 3배 이상인 6600달러로 인상했다.
배송 지연에 따른 물류난 우려로 관련 기업들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북미에서 72개 점포를 운영하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미국 법인은 “일부 제품 배송이 지연되거나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운송업체들과 연계해 다른 운송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비료 대기업인 모자이크도 “인도 등지에서 미국으로 오는 비료를 희망봉을 통해 수송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미소매업협회(NRF)의 존 골드 부사장은 21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해운 혼란으로 소매업체 배송 시간이 2주 이상 늘어나 (각종)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