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워크’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평소 운동을 좋아해 친구와 함께 참여한 이모(29)씨는 궂은 날씨에도 웃음만은 잃지 않았다. 그는 “사실 참가비가 다른 곳이 아닌 취약계층에 쓰인다는 점이 이 행사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의미도 새기고,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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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새내기 대학생부터 반려견과 함께 온 참가자, 80대 어르신까지 이마에 물방울이 비인지 땀인지 모를 정도로 힘껏 달렸다. 다른 행사와는 다르게 뛰면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가 공감됐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몸풀기 체조 후 오후 2시30분부터 출발 신호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흰색 티셔츠와 함께 우비를 입은 행렬이 줄지어 반포 한강공원을 메워 긴 줄을 잇기도 했다.
6살 ‘문사랑’ 반려견과 함께 참석한 문모(43)씨는 “원래 걷기 운동을 좋아해 하루에 1만 보 채우기 운동을 해왔다”며 “참가비 전액이 기부되는 좋은 취지에 좋아하는 달리기 운동까지 할 수 있는 행사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최연장자로 서울 강남구에서 온 이수형(85)씨는 “노인복지센터에서 단체로 나왔다. 기부도 하고, 노인네들 운동도 시켜준다고 해서 왔는데, 옷도 받고 이런 망태기도 받아서 재미있다”며 “이왕 왔으니 천천히 걸어서라도 완주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대학교 러닝 동아리에서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참석한 안모(20)씨는 “쉬는 날 동아리 친구들과 나와서 뛸 수 있어서 좋다”며 “참가비용이 3만원이지만, 그것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 것이 좋은 취지인 것 같아 참석했다”고 웃었다. 오상진(58)씨도 “개인이나 사적인 이익으로 가는 게 아닌 취약계층에 기부금으로 간다고 하기에 건강도 챙기고 기부도 할 수 있어서 흥미롭다”며 “서울 시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잘 뭉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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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전액 기부라는 좋은 취지인 만큼 이번 행사에는 순위를 매기거나 기록을 측정하지 않았다.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운 행사에 ‘순위’를 매겨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즐기자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참가자 전원은 티셔츠와 가방 등 기념품을 받았고, 완주자에게는 완주 메달이 주어졌다.
축사를 맡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있는데 함께 가야 할 분들이 소외되고, 힘들어 대한민국 사회가 걱정됐다”며 “서울시의 비전인 ‘약자와의 동행’에 잘 부합 하는 좋은 취지의 행사가 있다고 해 감사한 마음으로 뛰어왔다. 서울 시민을 대표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돌고도네이션 이사장은 이날 행사를 마치고 “예상치 못한 날씨에도 많은 분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