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성장株는 언택트 등에 업은 IT…불확실성시대 투자대안

박태진 기자I 2020.05.05 18:03:06

IT 지수 상승세…소프트웨어 PER 50배 근접
언택트 영향…재택근무·온라인결제·예약업체 수혜
“시대따라 성장주 변화…전방산업 업황 확인해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으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조업을 비롯한 많은 업종에서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실적주(株)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책임론에서 발발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양적(매출)이든, 질적(이익)이든 성장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대해 접근하는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한국거래소(KRX) 정보기술(IT) 섹터지수는 1070.86으로 전 거래일 대비 8.32포인트(0.78%) 상승했다. 이 지수는 폭락장이 이어졌던 지난 3월 19일을 기점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KRX IT소프트웨어 주가수익비율(PER)도 3월 말을 기점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3월 19일에는 37.75배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29일 기준 50배에 근접한 49.01배를 기록했다. KRX IT하드웨어 PER도 같은 기간 13.8배에 17.71배로 개선된 모습이다.

요즘 성장주에 해당하는 대표 종목은 IT업종 중에서도 원격 및 재택근무 관련 플랫폼, 전자기기 사업 영위하는 업체와 온라인 쇼핑 결제대행 업체, 메신저 운영 기업, 각종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회사 등이 꼽힌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는 그간 관련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큰 개선을 시현하지 못했지만, 언택트 확산에 최근 수요가 늘고 이와 관련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성장주의 시대”라며 “투자자들이 저금리로 인해 고배당주를 찾을 것 같지만, 배당이 높은 기업들도 미래 실적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해지고 있어 IT를 주축으로 한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기업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부각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콘텐츠 제작능력이 돋보이는 스튜디오드래곤(253450), 해외성장이 기대되는 엔씨소프트(036570), 카카오톡 기반의 카카오(035720), 병원 예약앱을 운영하는 유비케어(032620), 웹툰시장 강자 디앤씨미디어(263720) 등이 언택트 확산세 속에서 가입자(사용자)들이 점점 늘어나 실적도 함께 개선될 투자 유망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 증가에 따른 결제업체들의 변모도 눈여겨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안주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G모빌리언스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대행(PG)업체이자 계열사였던 올앳 인수로 고성장하는 온라인 소비 시장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특히 휴대폰 결제를 포함한 결제서비스 부문은 올해 연간 거래규모가 7조6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통한 해당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93% 성장한 2419억원으로 예상돼 주가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주는 양적으로 성장을 하던지, 질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로 정의한다”며 “온라인 쇼핑 결제 관련업체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장의 기회가 왔는데, 양적인 즉, 매출 성장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설비투자 등을 통한 고정비 부담 감소에 따른 이익률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결제 서비스와 원격 및 재택근무, 메신저, 예약 관련 업체들이 큰 주목을 못 받았듯이 시기마다 성장국면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옛날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업체들이 성장주였지만, 이후 조선, 반도체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즉 시대 흐름에 따라 성장주가 바뀌고 고성장을 이룬 종목들은 부채비율이 적고, 현금흐름이 좋지만 성장 가능성이 낮은 가치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장주에 대해 접근할 때에는 전방산업의 업황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치주는 개별기업의 유동성은 어떤지, 안정적인 사업 및 재무구조를 갖췄는지, 배당률 등을 본 후 산업 윗단을 확인한다”며 “반면 성장주는 산업이 성장해야 공급망 아래에 있는 회사들도 성장 가능성 높기 때문에 해당 전방산업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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