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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시켜 이직 막자"…직원 짝짓기 나선 中기업들

송이라 기자I 2015.02.15 17:17:24

바이두, 미혼 직원들 데이트 지원해 충성도 높여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근무하는 디안 후이민씨는 발렌타인데이에 같은 회사 동료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회사 내 미혼들만 이용하는 대화창에서 카풀을 요청했고 한 남성이 자신의 차를 태워주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후이민씨는 이 만남이 운명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 신생 IT기업들이 미혼 직원들의 맞선을 적극 주선하고 있다.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회사를 홍보하는 수단으로서 직원간 짝짓기 프로그램을 차용한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빠르게 성장하는 IT 기업 고용주의 최대 골칫거리인 이직을 막기 위해 복지 차원에서 미혼 직원들의 미팅을 주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렉스 에드먼드 베이징 소재 결혼중매회사 콘플레그알8 공동창업자는 “직원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직무 안정성이 향상된다”며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기혼 직원들은 미혼 직원보다 회사를 떠날 확률이 11% 낮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업간 데이트 프로그램 운영으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에 위치한 바이두는 4만6000여명 직원의 60%가 남성이고 이들의 평균연령은 26세다. 회사 설문에 따르면 사내 미혼 남성 중 19%는 단 한번도 연애를 해본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써머 장 IBM 동호회 코디네이터는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매우 수줍고 연애를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가 미팅을 주선하며 이런 성향을 지닌 직원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 미혼 남여를 위한 행사는 TV 프로그램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한 간단한 게임과 퀴즈로 시작된 만남은 대형 회사 직원들간의 등산, 음악, 베드민턴 모임으로 이어지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이두의 미혼직원 만남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장 공잉 인사부 직원은 “요즘 직원들은 외동으로 자란 경우가 많아 연애를 포함한 인간관계에 종종 어려움을 느낀다”며 “직원 부모가 직접 더 많은 맞선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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