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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나홀로 라면 '직격탄'..올해도 쉽지 않다

함정선 기자I 2015.02.11 10:09:54

지난해 라면 매출 9~10% 감소..수익도 나빠져
올해도 저가 경쟁 지속..마케팅·판촉비 등 비용 증가 우려
해외사업 외형은 성장하지만 수익은 ''글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라면 명가’ 농심(004370)이 라면 때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라면 점유율을 떨어지면서 수익이 급감했다. 올해는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돈 새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농심이 수익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지난해보다 9~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라면 점유율이 62%로, 60%를 회복했지만, 영업이익은 151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대비 무려 51.7% 급감한 수치다. 컵밥 등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면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광고 판촉비는 늘어난 영향이 컸다.

문제는 올해 역시 농심을 둘러싼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과감한 마케팅으로 라면 시장 2위에 올라선 오뚜기의 저가 물량 공세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오뚜기는 건조식품, 유지류 등 주력제품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어 라면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쳐도 실적에 크게 무리가 없다. 오히려 2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마케팅비 확대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농심은 현재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해도 대규모 마케팅, 판촉비용을 써야 하는 입장이다. 농심이 라면 점유율을 크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또 농심은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도 출시해야 한다. 최근 몇년 동안 농심은 ‘트렌드에 느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농심은 하얀 국물 라면, 매운볶음면 등 라면 시장 소비 트렌드가 변하는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에서도 수익보다는 비용이 더 투입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중국에서 196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을 전년대비 31% 늘릴 계획이다. 특히 생수인 ‘백산수’ 확대를 위해 마케팅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외형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브랜드 인지도부터 쌓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와 판촉비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해외법인이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이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라면 가격 인상이다. 라면 가격이 인상이 그대로 수익 증가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담뱃세 인상 등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할 수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라면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감소했고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도 늘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라면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영업이익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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