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3위 日엘피다 인수전 뛰어들었다(종합2보)

안승찬 기자I 2012.03.30 15:15:03

엘피다 1차 매각전에 입찰제안서 제출 확인
"경쟁사 실사 가능하고, 상황 지켜보며 최종 인수 결정"
세계 3위 엘피다 인수하면 삼성전자 위협 경쟁자로 부상
동원 가능한 자금 최대 1.5조..경쟁사 마이크론 견제 포석도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SK하이닉스가 일본의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SK하이닉스가 세계 3위의 D램 업체인 엘피다를 인수하게 되면 하이닉스는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거대 메모리업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오전 엘피다의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에 1차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SK하이닉스 외에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일본의 도시바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차 입찰에 참여했다고 해서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매각주관사인 노무라는 이날 1차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을 검토한 뒤 대상 기업을 줄이고, 이들을 상대로 다시 2차 입찰을 거쳐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입찰 참여를 통해 경쟁사인 엘피다의 실사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노렸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의향서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최종 인수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경쟁사의 내부실사를 할 기회가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입찰은 최종 입찰이 아닌 데다 하이닉스로서는 엘피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동향도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입찰 전에 뛰어든 이상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엘피다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11.9%(지난해 말 기준)로, 삼성전자(43.2%)와 SK하이닉스(23.7%)에 이은 세계 3위 업체다.

특히 엘피다의 모바일 D램 점유율은 17%에 달한다. 이미 모바일 D램 비중 확대를 선언한 SK하이닉스는 엘피다 인수만으로 모바일 D램의 점유율을 기존 22.9%에서 39.9%로 높일 수 있다.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게 되는 것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면 SK하이닉스는 D램과 모바일D램 시장에서 모두 세계 3위로 떨어지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엘피다 입찰 참여를 통해 일단 경쟁사의 내부 사정을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종 인수를 결정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엘피다 인수 자금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보유 현금은 약 4조원. 여기다 올해 감가상각비용 3조원을 합치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7조원에 달한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매각 가격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인수에 따르는 SK하이닉스의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측은 "엘피다 입찰 참여에 대해 아직 확인해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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