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앱 경영.."총-대선 노리고, 이종기기 서둘지마"

류준영 기자I 2011.11.22 14:45:10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국내 모바일 개발자는 통틀어 10만 명이 채 안된다.

출판업계에선 100만부 정도는 팔려야 베스트셀러 대열에 겨우 합류한다지만 스마트폰 앱 개발 프로그램 책은 1만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라는 통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안드로이드 마켓 공헌도가 가장 큰 나라가 우리나라다.

하지만 현 모바일 시장 단상은 초라하다.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던 앱 시장이 무료 앱 범람과 헐값에 따내는 하청·재하청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의 암울한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이다. 개발뿐만 아니라 앱 경영 노하우(Know-How)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쇼룸은 모바일 벤처창업 붐 확산을 위해 소위 `쩐`이 된다는 앱 경영 전략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전병헌 민주당 의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앱


◇정치권 앱, 블루오션이 열렸다
시들했던 정치권 앱 제작도 총-대선을 앞둔 내년도 모바일SW시장에선 노려볼만한 미개척지다.

이미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엔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들이 만든 `박근혜` 앱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홍합` 앱,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전병헌의 비타민발전소’ 앱 등 다수의 정치인 앱이 유권자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앱(APP)을 만든 벤처기업 준앱스 전철환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을 스마트폰 앱이 이어갈 것으로 보고 평소 지지하던 손대표 앱을 샘플 삼아 만들어 봤다”고 했다.

전철환 대표는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공략을 내세운 웹사이트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런 웹 페이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스마트폰 앱은 접근성이 뛰어나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에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총-대선에선 정치인들의 앱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SNS 선거전에 이은 모바일 선거대전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란 예측도 펼쳤다.

 
내년 총-대선 타고 `정치권 앱` 시장 열리나

◇글로벌 퍼블리싱, 전문대행업체 쓰자
모바일 앱 시장 틈새를 비집고 새로운 직군이 나타났다. 바로 앱 퍼블리싱 업체다. 영화산업에 빗대면 배급사 역할을 하는 곳. 라이선스가 확보된 애플리케이션을 국내외 오픈마켓에 유통할 뿐만 아니라 사전 앱 현지화 작업과 마케팅컨설팅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앱 퍼블리싱 전문업체 디앱스(TheApps) 남동훈 팀장은 “프로젝트 중 모바일게임 `트라이얼 익스트림`이 국내 유료 다운로드 건수 10만(2200원), 무료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동시에 달성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게임은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보유한 전 세계 1천 여 개 게임 중 20개 게임만 선발하는 프리미엄존에 선정된 바 있다”며 현지 퍼블리싱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부분 대형게임제작사들이 앱 퍼블리싱만을 담당하는 자체 전담조직이 있지만 1인 개발자와 중소형 규모 벤처기업은 운영할 여건이 안된다. 바로 이런 점을 어댑터는 파고들었다.

남팀장은 “미주와 유럽, 인도, 아시아시장 등 3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80개 이상의 개발사들을 직접 접촉해 모바일 게임을 배급하고 있다”며 “`앱스토어에 등록하면 그만`이라는 단순한 접근은 시장 실패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전문대행업체를 통한 앱 유통이나 마케팅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팅크웨어가 추진한 스마트 내비게이션

 
◇이종기기 앱스토어는 `천천히`
엄선된 공략대상의 선정도 키포인트이다. 스마트폰·태블릿 앱 생태계를 흉내낸 이종 제품 앱 마켓 진입은 성공모델이 나올 때까지 최대한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중론이다.

팅크웨어가 만든 스마트 내비게이션 앱 개발에 참여했던 A벤처기업은 “내비게이션에 관한 지식이 없던 상황에서 스마트 내비게이션용 앱 개발은 마치 글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았다”고 토로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은 통신기능이 기본 탑재됐던 것에 반해 스마트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직접 블루투스 테더링이나 와이브로를 차량에 설치한 후에 설정을 따로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약점은 개발자에겐 치명적이다. A개발사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네트워크가 작동하지 않는 환경에서 프로그램 상태를 상상하며 개발해야 하는데 뉴스나 날씨 앱 등 네트워크 데이터가 필수적인 프로그램은 빈 화면으로 나타나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개발 한계에 난관은 또 있다. 개발사는 “프로그램 오류를 찾기 위해선 반드시 PC와 연결된 상태에서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PC와 연결 자체가 불가능한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HP의 `e프린터`도 같은 맥락이다. 프린터 터치패널에 앱을 다운받아 누르기만 하면 영화예매권이나 버스 및 기차 티켓발권, 할인쿠폰이나 스도쿠 같은 게임을 PC연결 없이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하다. 출력 기반의 제한된 용도 탓이다.

HP e프린터가 확보하고 있는 국내용 앱은 유아교육용 `지니키즈`와 `선물공룡디보`, 할인쿠폰 서비스 `원쿠폰`, 지도서비스 `네이버맵`, `조선일보` 앱 등 총5개에 불과하다. 모두 규모가 있는 기업용 앱이다.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와 API 등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제공해 일반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당초 취지는 제대로 못살렸다.

앱 개발 전문가들은 “명확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종 제품 앱스토어는 자칫 개발기간이 두 세 배 이상 들 수 있는데다 제품의 보급이 늦어 선점의 기회조차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급변하는 앱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보단 가급적 진입시기를 조율하며,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앱스토어 시장에 충실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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