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유업체들에 대한 압박이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상원은 정유업체 세금감면과 관련, 이번 주로 예정된 청문회에 관련업계 경영진의 출석을 요구했다.
최근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면서 이는 점차 정치적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40억달러 규모 정유업체 세금감면 제도 폐지를 놓고 관련 업계와 정부간 이견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상태다.
이번 주 중 정유업계 감세제도 철폐를 위한 법안을 제출할 예정인 맥스 보커스 미국 상원의원은 오는 12일 청문회에 에너지기업 경영진의 출석을 요구했다. 출석한 기업 경영진들은 휘발유값 급등으로 순익이 늘어난 상황에서 세금감면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지속적으로 에너지기업 세금감면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인디애나주에서도 연설에서 "이미 정유사에 주유소에서 돈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까지 감면해줄 이유가 없다"면서 대신 이를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상원 재정위원회는 아직까지 청문회에 출석할 기업을 정하진 않은 상태. 그러나 관련 업계에는 이미 비상이 걸렸다. 미국 에너지업체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미국 석유협회(API)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세금감면 제도에 대한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합동 행사를 개최한다.
잭 제럴드 API 회장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감세제도 철폐는 그동안 정유업계가 미국에 가져다 준 수많은 이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감세 혜택 철폐가 아닌 국내 석유 생산 증가를 촉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통적으로 정유업계에 우호적이었던 공화당 내부에서도 최근 급등하는 유가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감세제도 철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에 불리한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