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지난해 미국 내 옥수수와 대두 수확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옥수수 수확량 전망치는 10% 이상 줄어든 7억4500만부셸로, 대두는 33억8000만부셸에서 33억3000만부셸로 조정됐다.
농무부는 지난해 남미의 가뭄과 호주의 홍수, 러시아 가뭄 등을 근거로 전세계 수확량 전망치도 하향했다.
농무부는 매월 보고서를 발행하지만, 1월 생산보고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농무부가 기존 전망치를 대폭 축소했다는 사실은 전세계 식량 공급이 위기에 이르렀다는 우려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2월 밀과 옥수수, 쌀 등 식량가격 변동을 산출하는 세계 식품가격지수가 214.7을 기록,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티와 이집트 등지에서 폭동이 일어났던 지난 2008년 같은 식량위기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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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중국이 대두 등 농산물 수입을 늘리면서 미국산 농산물 수출은 호조를 나타냈으며 미국 내에서도 에탄올 생산이 증가하며 옥수수 수요가 증가했다.
채드 하트 아이오와대학 교수는 "옥수수와 대두 재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상태다. 시장 가격은 놀라운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식량 가격 급등은 전세계 정책 지도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보고서에서 전세계에 닥친 리스크로 물과 식량,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를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농산물 관련 기업 실적과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 트레이더인 카길의 회계연도 2분기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12일 세계 최대 농기계 생산사인 디어 주가도 2.3% 올랐다. 반면 곡물값 상승에 마진 축소 우려가 제기되며 네슬레 등 일부 기업 주가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