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숙현기자] 한국과 인도 양국은 7일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양국에 경제 전반에 걸쳐 "윈-윈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은 향후 10년 내 교역규모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아난드 샤르마 인도 통상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한-인도 CEPA 협정문에 정식 서명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샤르마 장관은 "CEPA는 인도가 주요 경제국과 체결하는 첫 번째 협정이며 또 한국의 입장에서도 브릭스(BRICs) 국가와 체결 하는 첫 번째 협정"이라고 지적한 뒤 "이번 협정은 큰 틀에서 보면, (주목받고 있는) IT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하드웨어, 기타 전 경제 부문에 걸쳐서 양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깊은 상호보완성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CEPA 협정 체결은 우리에게는 신흥 경제 대국인 브릭스(BRICs) 국가 중 처음으로, 인도에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처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샤르마 장관은 이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성장성과 상호보완적인 양국 경제에 잠재적인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다"며 "교역규모는 현재 150억 달러에 달하고 있고 향후 10년 이내에 이것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인도 경제 성장의 모델로도 자주 언급돼 왔다"며 "인도의 노동시장, 산업구조, 지식기반 산업이 한국의 하드웨어, 제조업 등과 어우려져 한층 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종훈 본부장도 이 자리에서 "이번 협정으로 양국의 보완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그 어떤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윈-윈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인도는 세계 인구 2위,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협정으로 자동차 부품 등 관세가 사라지면 다른 경쟁국과의 경쟁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통상장관은 CEPA 협정이 경제 분야를 넘어 정치, 외교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전 세계 보호무역 확대를 차단하고 자유무역 강화에 대한 의지의 표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양국 통상장관들은 인도와 한국의 과거 외국 강점기 역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종훈 본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나라와 인도는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중엽에 나라를 강점당한 시절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공적으로 성숙시켜 나가는 우방으로서, 향후 양국간 협력관계는 이번에 서명한 한-인도 CEPA를 통해 더 공고해 질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샤르마 장관도 "한국이 1945년 독립하고 인도가 1947년 독립했는데 8월15일이 양국의 독립기념일이라는 사실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