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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사고만다"…카톡으로 수다떨며 쇼핑[잇: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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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5.11.15 08:55:00

카카오톡 참여형 커머스 ''오늘공구'' 써보니
''최저가의 유혹''…함께 사는 재미는 덤
실시간 소통 유혹에 저절로 열리는 지갑
"사은품 추가 증정" 친절한 공구마스터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오늘공구 오픈”

오전 9시. 카카오톡 알림이 울리자 오늘공구 오픈채팅방은 벌써 “갈비 드디어 왔다”, “이거 지난번 완판템이에요”라며 시끌벅적하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실험인 참여형 공동구매 서비스 ‘오늘공구’를 집중적으로 써봤다. 원래도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오늘공구’에 발을 들인 뒤로는 카드값이 무섭게 늘었다.

매일 올라오는 상품이 다양하다 보니 카톡방에서도 장보기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생필품 세제는 물론 간식용 견과류, 피부 미용을 위한 마스크팩,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기만하면 되는 순살치킨 등 공구가 시작되는 족족 사재기로 이어졌다. 안 보면 안 사는데, 보면 사고야 말게 돼버렸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 공동구매 서비스 ‘오늘공구’에서 이용자들이 대화하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
톡방에서 이뤄지는 ‘참여형 공구’

오늘공구는 지난 8월 18일 오픈한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의 공동구매 서비스로, 매일 오전 9시 상품이 공개된다. 하루 2번 하는 날은 오후 2시에도 공구가 진행된다.

참여자가 늘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다. 오픈채팅 방의 주인 격인 ‘공구마스터’가 실시간으로 상품 설명을 하며, 채팅방은 곧장 후기와 팁으로 불이 붙는다.

“이거 향 괜찮아요?” 묻자 “은은해요, 저 세 통째 써요”라며 후기가 바로 나온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런 반응에 어느새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공구가 끝나면 채팅방은 닫히고, 다음 날 다시 채팅방이 열린다.

‘최저가’ 매력…소통하면 구매욕구↑

오늘공구를 통해 올라온 공구 제품들의 가격은 진짜 저렴했고, 인터넷 최저가 수준이었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 검색창이나 쿠팡에 같은 상품을 찾아봐도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쌌다.

게다가 목표 수량이 찰 때마다 단계별로 추가 할인이 붙었다. “100개만 더 팔리면 추가 할인” 공구마스터의 외침에 ‘함께 사는 재미’가 더 크다. 게임처럼 묘하게 중독적이다.

어묵 꼬치 5000개 36분 만에 완판, 육회 5000개 58분 만에 완판, 본죽과 반찬 상품 3만개 목표 수량을 42분 만에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소비자 요청에 따라 한 달만에 앵콜 진행한 양말과 마스크팩은 모두 1시간 20분 내 5000개가 모두 팔렸다. 게다가 30만원대의 고가 제품인 음식물처리기도 오픈 3시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 공동구매 서비스 ‘오늘공구’에서 공구마스터가 AI처럼 깔끔하게 상품 설명을 해주고, 이용자들 질문에 답변도 해주고 있다.
매진에 물량 늘려주고 사은품 추가 증정도

‘오늘공구’는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와 구매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다. 진짜 매력은 톡으로 하는 ‘소통’에 있다.

특히 공구마스터는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커뮤니티 운영자에 가깝다. 소통은 즉각적이고, 반응은 빠르다. 이용자의 질문에 답도 달아 준다. 마스크팩이 공구 제품으로 올라온 날엔 순식간에 품절됐다고 물량을 더 풀어달라고 요청이 쏟아졌는데 공구마스터가 곧바로 응대해 구매할 수 있게 해줬다.

이어 최근엔 유산균 제품이 오늘공구의 상품으로 나왔는데 인터넷 최저가를 검색해 본 한 이용자가 “오늘 공구가가 살짝 높다”고 피드백을 띄우자 공구마스터가 바로 “사은품을 추가 증정하겠다”고 빠르게 보상으로 응대했다. 새로운 커머스 경험으로 오픈채팅 특유의 양 방향 소통의 매력이 배가되는 순간이었다. 가격 경쟁을 넘어 빠른 피드백과 반영이 다른 홈쇼핑이나 모바일 커머스 등과 다른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상품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 공구마스터가 제품에 대해 AI처럼 깔끔하게 답변을 해준다. 가끔 상품을 받아 본 이용자들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고객센터 링크를 걸어 즉각 안내하기도 했다. 공구마스터가 사람인지 AI인지 궁금했는데 실제 카카오 직원이 열심히 응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톡 알림은 압박…주중에만 진행

다만 오늘공구 진행 중엔 카톡 알림이 압박으로 다가왔다. 인기 공구의 경우 채팅 속도가 너무 빨라 안내 메시지가 묻히기도 하고, 순식간에 품절 돼 “놓쳤다”는 아쉬움이 채팅 창에 쏟아진다. 공구 진행 중엔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려 ‘알림 폭탄’을 맞을 수도 있어 공구 시간엔 알림을 꺼둬야 할 정도다. 또 오늘공구는 주중에만 열린다. AI가 아닌 공구마스터도 주말엔 쉬어야 하니까.

카카오에 따르면 오늘공구에 현재 누적 참여자는 4만6000명, 판매 상품은 42만6000개에 달한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단골손님도 꽤 늘었는데 최근 한 달 기준 재구매율은 52%를 넘는다. 카카오는 충성 이용자를 위해 이달부터 ‘출석 이벤트’와 친구 초대 포인트 제도도 도입했다.

오늘공구는 톡딜에서 활동하던 사업자들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자사 마켓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소상공인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는 등 참여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당초 4주간의 시범 운영을 계획했으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연말까지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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