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 가격이 현재 18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지난 6월19일 기록한 전저점인 880.93달러에 비해 106%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1만7601달러 저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31% 정도 오르고 있는 비트코인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이처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될 대형 업그레이드인 머지가 임박한 탓이다. 그동안 수차례 연기를 거듭하던 머지 업그레이드는 현재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을 생성하는 합의 메커니즘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꾼다. 그동안 이더리움 채굴을 위해서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채굴자들이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했습지만, PoS로 바뀌고 나면 그럴 필요 없이 각자 보유한 지분율에 따라서만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새로운 코인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이는 이더리움을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솔라나나 카르다노와 같은 경쟁자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초당 거래처리속도(TPS)를 높이는 동시에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인 가스비를 낮출 수 있게 되며, 컴퓨팅 파워를 쓰지 않아도 되니 친환경적인 네트워크로 변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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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최근 씨티그룹은 “머지를 통해 블록 시간을 줄여 10% 정도 거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음번 업그레이드인 서지(Surge)를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고 초당 10만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지는 블록 시간을 종전 13초에서 12초로 단축시켜주며 이는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수료(가스비)를 소폭 낮춰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PoW에서 PoS로 전환되면 매년 이더리움 발행량이 4.2% 정도 줄어들 것이고 이를 통해 이더리움은 디플레이션화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가치저장수단으로서의 이더리움 역할을 더 향상시킬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은 에너지 소모를 99.95%나 줄일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 친화적 가상자산으로 받아 들여질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가상자산 트레이딩 플랫폼인 넥소를 설립한 앤토니 트렌체프는 “최근 비트코인을 따돌리고 이더리움이 강세를 보인 건 바로 이 머지라는 거대한 스토리 때문”이라며 “PoS로의 전환은 이더리움을 에너지 효율적인 블록체인으로 바꾸면서 대중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두 달새 2배에 이르는 급등세를 보였던 만큼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제이콥 조셉 크립토컴페어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랠리가 이어질 순 있어도 2000달러 정도에서는 저항이 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8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데다 주식도 반등하고 있는 만큼 이더리움 랠리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점치면서도 “2000달러는 주요한 저항선이며 이 가격대 위에 안착하려면 뭔가 추가적인 호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과거 업그레이드 지연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건 이더리움이 직면해 있는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트렌체프 창업주는 “9월 중순에 있을 업그레이드가 늦어질 것 같진 않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올랐던 상승분의 50% 정도는 토해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업그레이드가 계획대로 성공적이라도 해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