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에 손을 내밀고 있다. 최근 독일 역시 유럽 안보문제 등으로 미국과 대립을 거듭하는 만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1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전날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만나 “두 나라는 많은 문제에서 같거나 매우 근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제정세는 복잡하고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서 양국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에 안정성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상호 이해와 신뢰의 기초”라며 “협력 공영은 줄곧 양국 정부와 각계각층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염두에 둔 듯 “중국과 독일이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손을 잡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자 자유무역체계 보호와 기후변화 협정을 실현해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체계 수호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독일은 양국관계 발전에 만족하고, 중국과 대화와 이해를 더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최근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2014년 합의한 GDP(국내총생산) 2%의 국방비 지출 약속을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러시아 간의 가스관 연결 사업을 거론하며 독일을 ‘러시아의 완전한 통제를 받는 포로’라고 비난했다. 이후 독일과 미국의 감정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은 또 중국과 이견을 좁히고, 협력을 심화하고, 국제사무에 관해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원한다”면서 “독일은 어떠한 형식의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양국이 함께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