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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우리나라가 OECD 32개 국가 중 5번째로 해외소비 유출이 많은 나라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관광경쟁력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이를 제고할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외국인 국내소비에서 가계 해외소비를 차감한 해외순소비가 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유출이 OECD 국가 중 5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OECD 32개국 가운데 22개국은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내국인 해외소비보다 더 많았다. 내국인 해외소비가 외국인의 국내소비보다 많은 나라는 10개국에 그쳤다. 우리나라보다 해외소비 유출이 큰 국가는 노르웨이와 리투아니아, 벨기에, 독일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유출이 심화하는 가운데 주변국인 일본의 경우, 2014년 해외소비 유입으로 돌아선 뒤 지속 유입액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해외 순소비 유출의 주된 원인으로 국내외 관광서비스 경쟁력 악화를 꼽았다. WEF가 지난해 발표한 ‘관광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관광 가격경쟁력은 2007년 84위에서 2017년 88위로 오히려 4계단 하락했다. 가격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 중 호텔가격지수(76위)와 유류가격 수준(88위), 구매력평가지수(114위) 등이 모두 하위권에 그쳤다.
관광 관련 품목의 소비자 물가지수 증가율 분석결과를 보면 2010~2017년 8년간 국제항공료는 1.2% 인하된 반면, 국내항공료는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16.8%)와 숙박서비스 물가(22.3%) 등도 크게 치솟았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의 하루 체재비는 1인당 393.72달러로 세계 100대 도시 가운데 14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호텔과 외식, 식료품비 등의 가격경쟁력이 중국 상하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주요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다”며 “관광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질 경우, 외국인의 관광소비 감소 뿐 아니라 내국인의 관광소비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에 국내 관광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있는 장기적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