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태현 서영지 기자] 결국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간의 `소송 전쟁`이 개막됐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10건의 특허 침해로 한국 등 3개국에 제소한 것.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정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며,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애플이 통신 표준 특허 침해했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애플 코리아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본 동경법원과 독일 맨하임법원에도 애플의 특허 침해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제소한 특허는 한국 법원 5건, 일본 2건, 독일 3건으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타켓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대표 사례는 데이터분할전송기술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밖에 데이터 전송 시 수신 오류를 줄이는 WCDMA 통신표준 특허와 휴대폰을 데이터 케이블로 PC와 연결해 PC로 무선 데이터 통신할 수 있게 하는 특허도 애플이 침해했다고 삼성 측은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제소는 소송전의 시작"이라며 "미국 법원에도 소장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애플 소송·삼성전자 맞소송…"판단 어려워 장기화될 것"
이번 삼성전자의 제소는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소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15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와 태블릿 PC 갤럭시 탭이 애플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의 주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 PC 아이패드의 외견과 느낌을 모방했다는 것. 애플은 소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애플의 UI(User Interface)와 혁신적인 스타일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맞대응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애플의 제소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전자가 오히려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
업계에서는 양사의 소송 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것은 사실상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결론이 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1라운드 삼성전자 `판정승`…"극단적 상황까진 가지 않을 듯"
업계에서는 일단 삼성전자가 이번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정량화해 판단하기 어려운 디자인 부분을 제소했지만, 삼성전자는 휴대폰 제조의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제소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제소한 특허는 휴대폰을 제조하는데 핵심적인 기술"이라며 "만약 삼성전자가 제소한 부분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최악의 경우 애플이 로열티를 삼성에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사의 법정 대결이 최악의 경우까지 진행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플의 제소는 스마트 시장에서 애플의 위협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삼성전자로서도 지난해 2대 고객사였던 애플과의 극단적인 소송전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애초 예상했던 것에 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면서도 "양사의 이익이 걸린 문제가 많아 극한의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삼성전자 "앞으로도 더 제소할 것 남았다"
☞삼성電, 애플에 특허 맞대응..韓·日·獨 법원에 제소(상보)
☞삼성전자 "애플 침해 특허, 총 1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