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 박호식기자] SK그룹이 최태원 회장과 함께 `뉴SK`를 만들어 나갈 인물들을 중심으로 인사안을 마련한 회사부터 순차적으로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과거처럼 그룹 구조본에서 일괄적으로 인사방침을 정하고 안을 작성해 내놓던 방식에서 탈피, 계열사 독립경영의 의지를 인사에서부터 보여주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첫 스타트는 사수는 SK텔레콤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번주말이나 다음주 초로 예정된 SK(주)에서 더욱 확연한 `뉴SK`면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미 이뤄진 인사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최태원 회장 중심의 `뉴SK`를 가동할 새로운 간판급 진용이 갖춰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기존 SK그룹을 이끌어온 SK(주) 황두열 부회장과 김창근 사장,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이 물러났다. 이 자리를 신헌철 전 SK가스 부사장이 SK(주) 대표이사 사장에, 김신배 SK텔레콤 전무가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에 발탁돼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이어 다른 계열사에서도 새로운 대표이사와 젊고 유능한 임원들의 발탁돼 최 회장과 코드를 맞춰갈 전망이다. 반면 `구SK`로 인식되는 손길승 회장의 경영일선 후퇴로 인해 손 회장체제가 급속도로 힘을 잃고 있다.
SK(003600)㈜는 지난 12일자로 방엽성 생산부문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박상훈 R&D센터장등 4명의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부분 인사를 단행하기는 했으나 정기 임원인사는 다음주 초쯤 실시할 방침이다. SK(주)인사에서는 최회장과 신 신임사장의 `새로운 SK` 구상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이 영입한 대표적 인물인 유정준 전무의 경우 이번 소버린과의 표대결 등에 큰 공을 세웠으나 당장 부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CFO라는 중책을 맡아 SK(주)의 재무구조개선과 체질강화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동안 SK그룹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켜보며 홍보 수장으로 그룹을 대변해왔던 이노종 전무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SK아카데미 원장으로 옮겨 2선으로 물러났다. 이노종 부사장은 지난 74년 선경합섬(현 SK케미칼) 홍보실에 입사해 선경그룹 홍보실 부장, SK그룹 홍보실 상무, 전무를 거치며 30년간 홍보의 외길을 걸어왔다.
김창근 전 SK(주) 사장과 입사동기로 입사 동기중 유일하게 남아있으며 고 최종현 회장과 손길승 회장 등 2명의 회장을 보좌했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 체제에서 홍보실장으로는 적합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새로운 SK를 대변할 인물로 젊고, 새로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인물로 SK텔레콤 신영철 상무가 낙점돼 SK텔레콤 홍보실장과 함께 그룹을 대변할 기업문화실장을 겸직토록 했다. 이노종 부사장은 SK아카데미원장으로서 뉴SK 가치교육 등을 통해 최태원 체제를 간접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SK텔레콤의 성장을 견인했던 표문수 사장이 물러나고 김신배 전무가 두단계 건너뛰며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신배 사장에게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발굴, SK그룹의 미래상을 앞서 제시하는 역할이 맡겨졌다.
이는 그동안 SK텔레콤의 급성장을 이끌어오며 다소 독립성이 강했던 표문수 전 사장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뿐 아니라 IT산업을 주도하며 변화하는 SK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최태원 회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지난 15일 이같은 상황을 반영,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을 잘 읽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하성민 상무와 서진우 상무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하성민 상무는 지난 82년 (주)선경에 입사, 재무와 경영기획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김신배 사장에 이어 SK텔레콤 핵심인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아 경영전략 수립과 CFO의 역할을 맡게됐다. 또 새로운 이사회 이사로도 선임됐다. 하 부문장은 그러나 자본시장에서 시장친화력면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신규사업부문장으로 임명된 서진우 전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서 상무는 최태원 회장이 주도해 설립한 와이더덴닷컴 초대 사장을 지냈고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으로 유무선포털사이트인 `네이트`를 비롯 포털강화를 주도해왔다. 이같은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의 의중을 잘읽는 것으로 평가받아 왔으며 이번에 친정으로 돌아와 SK텔레콤의 미래사업 발굴을 책임지게 됐다.
28세의 나이로 최연소 상무에 발탁돼 눈길을 끌고 있는 윤송이 와이더덴닷컴 이사도, 최태원 회장이 인재발굴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입했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