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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배송 전면 확대 논의에…"환자 안전 위협" 거리로 나온 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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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자I 2026.09.13 14: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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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비대면 진료·약 배송 확대 규탄집회
"처방은 플랫폼 매출 수단 아냐"…의료민영화 우려
대면진료 및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요구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보건의료·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의 전면 확대를 ‘영리 플랫폼 중심의 의료민영화’라고 비판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을 플랫폼 기업의 수익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대면진료와 지역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습·무상의료운동본부·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소비자연대·건보노조·약준모 등 단체가 13일 오후 서울 사랑채 건너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습·무상의료운동본부·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소비자연대·건보노조·약준모 등 단체가 13일 오후 서울 사랑채 건너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13일 낮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비대면 진료·약배송 전면 확대를 통한 의료민영화 중단 및 공공의료 강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과 실천하는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소비자연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이번 집회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가 약 배송 대상 확대 논의에 나선 가운데 열렸다. 오는 12월 24일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되고,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 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일부 대상자의 처방약 배송에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약 배송 대상을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의료민영화 부추기는 비대면 진료, 약배송 확대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플랫폼 의료 확대말고 일차의료 강화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플랫폼이 진료와 처방, 조제, 배송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과 약국이 기업의 수익 논리에 종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현진 무상의료본부 정책 위원이 대독한 집회 취지문에서 플랫폼이 환자를 모으고 의료기관과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치면서 더 많은 처방과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는 별점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며 “처방은 플랫폼의 매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진료와 처방이 늘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성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영리 플랫폼이 의료과정 전반을 지배하고 기업의 수익 추구와 결합하면 “과다진료, 의약품 오남용, 건강보험 재정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공 플랫폼 전환을 포함해 비대면 진료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약 배송에 앞서 환자의 안전을 확인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동환 건강소비자연대 수석부대표는 “의약품 투약은 택배 상자를 문 앞에 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이 환자 본인에게 전달됐는지, 보관 조건이 지켜졌는지,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 등을 전문가의 책임 아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부대표는 충분한 자료 공개와 독립적인 안전성·비용 효과 평가 없이 약 배송을 국민 전체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환자와 의료인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대면진료와 지역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경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표는 노인과 만성질환자, 여러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의료인이 생활환경과 치료 과정의 변화를 꾸준히 살피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면서 의료진과 환자 사이를 민간 영리 플랫폼으로 채우려는 정부의 정책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취약지역의 공백은 공공의료 시설과 인력 확충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직접 찾아가는 의사와 약사, 병원선 지원, 응급·분만 시설을 갖춘 공공병원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집회 취지문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사람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기술은 이러한 의료체계를 보완해야지 이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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