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5G보다 느린데 더 비싸…1300만 이용자 바가지 썼나"

임유경 기자I 2024.09.09 10:36:08

최수진 의원, 과기부에서 자료 제출 받아 분석
"LTE 요금 체계 변경 필요"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동통신 3사가 LTE(롱텀에볼루션) 일부 요금제를 5G(5세대 이동통신)보다 더 비싸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LTE 단말기도 5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요금체계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불합리한 LTE 요금제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은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이통 3사 주요 LTE·5G 요금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LTE 요금제 가입자 바가지 요금 피해가 우려된다”고 9일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최 의원실이 이통 3사의 주요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를 비교한 결과 LTE 요금제가 대부분 5G 요금제보다 가격이 비싸고, 제공하는 데이터량도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LTE 5만원 요금제(T플랜 안심4G)는 월 4GB 를 제공하는 반면, 5G 3만9000원 요금제(컴팩트)는 월 6GB 를 제공하고 있다. KT의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5GB 를 제공하는 반면,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4GB 를 제공하고 있다. LGU+ 도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4GB 를 제공하는 반면,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5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도 LTE가 더 비쌌다. SKT는 LTE 요금제에선 10만원부터, 5G 요금제에선 8만9000원부터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해, LTE가 1만1000원이 더 비샀다. KT 는 무제한데이터 사용을 위해서는 LTE 요금은 8만9000원, 5G 요금은 8만원으로 LTE 요금이 9000원 더 높았다. 다만 LGU+ 에서는 LTE·5G 요금제 모두 8만5000원으로 동일했다 .

2023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LTE 서비스의 이통 3사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9Mbps(초당 메가비트)로, 5G 전송속도인 939Mbps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도, 여러 요금제 구간에서 LTE 요금제가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최 의원실은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 5G 요금제를 3차례에 걸쳐(2022년 7월, 2023년 4월 , 2024년 3월 ) 개편하면서 중저가 요금제가 신설되고 데이터 제공량도 세분화됐지만, 상대적으로 LTE 요금제에 대해서는 등한시 하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LTE 단말기 이용자가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 요금제 선택 규제가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단말기와 관련 없이 자유롭게 LTE·5G 요금제 선택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요금체계를 잘 몰라 더 많은 요금을 내고도 오히려 더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통 3사의 LTE/5G 합산 서비스 가입자는 올 6월 기준 총 4713만2393으로 이 중에 LTE 서비스 가입자는 여전히 28.4%(1340만215명)를 차지하고 있다.

최수진 의원은 “이통 3사의 요금제도를 분석해 본 결과 LTE 요금제의 경우 속도가 5분의 1에 불과한데도 , 요금은 오히려 비싸 소비자피해가 우려된다”며 “국정 감사에서 이통 3사들의 LTE 요금체계의 합리적인 개편을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 단말기를 쓰더라도 5G요금제를 쓸 수 있는 등 고객은 자신의 선호에 맞게 LTE 요금제나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며 “통신망 진화나 고객 측면에서는 LTE보다 속도도 빠르고 요금도 저렴한 5G로 자연스럽게 고객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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