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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이라도 부탁합니다"...오염수 방류 코앞, 울먹인 해녀

박지혜 기자I 2023.08.24 10:20:0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24일 오후 1시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53년 경력의 해녀는 국민을 향해 “3년 동안 마음 놓고 (수산물) 드셔도 된다”고 당부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계숙 제주해녀협회 회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염수가 방류된다 해도 조류가 돌고 돌아서 한국까지 오려면 오래 걸리니까 우리 해산물은 아직 안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어민들 좀 살려주시는 걸로 생각하시고 많이 드셔 달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나는 나이 70이 넘었으니까 지금까지 많이 벌고 자식들 다 키워서 아무 걱정 없지만 앞으로 새내기 해녀들은 자식 키우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런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제주도 해녀들은 죽을 맛이다. 모이면 ‘오염수 방류되면 물질은 다 했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며 “당장 해산물 소비가 안 되면,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해녀들을 비롯한 제주 시민 4만 명은 지난 16일 정부를 상대로 “오염수 방류 무대응은 위헌”이라는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우린 우리대로 조치를 해보려고 제기한 것”이라며 “가만있으면 어떡하나? 그런 거라도 해야지”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회장과 함께 출연한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도 “죽을 맛이다. 잠을 잘 수가 없다. 저뿐만 아니고 모든 어민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어민들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가 아예 안 된다. 어시장 등에도 지금 물건 사러 온 차들이 없다”며 “2011년 일본에서 원전 사고 났을 때도 40% 정도 감소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소금 파동으로 가격이 좀 올랐고 건어물도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생물 가격은 반토막 났다”며 “오늘 통영에선 ‘조업 나가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기 잡아도 안 팔리니까 아예 잡지 마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간 수산물 총 생산량이 360만 톤 정도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9조2400억 원 정도”라며 “오늘부터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50% 정도 소비가 감소할 거라고 본다. 금액으로 따지면 4조5000억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어민들은 왜 피해를 당해야 되나.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는가. 정부가 답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국민한테 호소하고 싶다. 오늘 (오염수) 투기를 하더라도 1년 정도는 안심해도 된다고 본다. 1년 만이라도 소비를 좀 해 달라”라며 재차 “1년 만이라도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일본 어민들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일본에서 만난 어민들이 ‘끝까지 막아야 한다.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바다 아니냐’는 말을 했다”며 “(일본 어민들이 우리 어민들에게) 더 힘차게 싸워달라. 우리도 열심히 싸우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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