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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12일 이코노미스트 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 경제가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54%로 집계됐다. 이는 앞선 두 차례 조사(각 61%)보다 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20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1.5%로 이전 조사(0.2%) 대비 대폭 개선됐다. 3분기 성장률 전망치 역시 마이너스(-) 0.3%에서 0.6%로 상향됐다. 다만 4분기는 여전히 여전히 0.1%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다. 올 한 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1%로 이전 조사(0.5%)의 두 배로 확대했다.
이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3.0%를 기록, 시장 예상치(3.1%)를 하회한 것은 물론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영향이다. 지난해 6월 최고치(9.1%) 대비로는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수치다.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월대비 0.1% 오르는 데 그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대폭 완화했다.
WSJ은 응답자 가운데 약 60%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근거로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센트럴플로리다대학 경제전망연구소의 션 스네이스 소장은 미 경기침체 가능성을 4월 90%에서 45%로 대폭 하향하고 “미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하거나,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경로에 대한 전망이 다시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곧 멈출 것이란 기대도 힘을 얻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기준금리 중간값은 5.4%로 집계됐다. 현재 기준금리(5~5.25%)와 비교하면 연준이 앞으로 한 차례만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의미다.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마지막 기준금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는 시기는 올해 12월로 예측됐다. 내년부터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얘기다. 응답자 중 79%가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를 예상했고, 42.4%는 2분기를 첫 인하 시점으로 제시했다.
노동시장 전망에 대해선 이전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월 1만 551개의 일자리 감소를 예상했다. 다만 연착륙 전망에 힘입어 올 3분기와 4분기에 추가적인 감원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WSJ은 “연준이 약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만큼 미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즉 노랜딩(No landing·무착륙)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지만 연착륙을 예상하는 응답자는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