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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 전 대표와 피고인들의 변호인단은 지난달 23일 증거 목록의 복사를 마쳤지만, 추가 검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들은 첫 공판준비기일인 이날까지 의견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변호인단은 “단순 형사사건이 아닌 IT나 기술 영역에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사건인 만큼 한 번에 증거 목록은 물론, 혐의에 대한 인정·부인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 이후 피고인들과 함께 프레젠테이션(PPT)을 활용한 사건 개요 설명 등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는 8월 28일을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의견 개진 상황, 의견서 등을 확인 후 공판준비기일을 재차 거쳐 변론 기회와 심문 순서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가상자산 ‘테라’를 활용, 실물 결제인 ‘차이페이’ 사업을 비롯해 ‘테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허위 홍보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허위 홍보와 거래 조작 등을 통해 약 462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사업 시작 전 루나를 미리 매수하고 관련 서비스를 홍보해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후 14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 또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정보를 테라폼랩스 등에 유출한 혐의 역시 받는다. 검찰은 지난 4월 이들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루나와 테라의 증권성이 인정된다고 판단, 신 전 대표 등 일당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현재 몬테네그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권도형 대표보다 신 전 대표가 범행을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 사기’를 설계 및 홍보하고 기획한 부분에서는 (권 대표보다)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전 대표의 첫 공판은 형사합의13부의 심리로 지난 5월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심 판사가 과거 기자로서 2010년 신 전 대표를 인터뷰했던 사실이 밝혀져 재판부가 변경되고, 공판이 미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