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제정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간염에 대한 인식률 향상 및 예방, 검사 치료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국제 기념일이다.
간염이란 간세포 조직에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독초 등이 원인이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간염에는 A형, B형, C형 등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에 의해 발생하는 A형 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 대변을 통한 경구감염, 환자와의 직접 접촉 등에 의해 감염된다. 평균 3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오한, 피로, 두통, 매스꺼움, 구토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며 일주일 이내 황달 징후와 소변이 까맣게 변하거나 탈색된 대변 등의 증상과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나게 된다. A형간염은 특별한 치료법 없이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실시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B형과 C형 간염 역시 각각의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사기 재사용, 혈액투석, 수혈, 모자간 수직 감염, 성 접촉 등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며 일상생활에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B형 간염은 감염 후 잠복기가 45일∼160일로 평균 120일이며, 급성 증상으로 황달, 흑색 소변, 식욕부진, 오심, 근육통, 심한 피로, 우상복부 압통 등이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도 있다.
C형 간염의 경우 평균 6∼10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나며 70∼80%의 환자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감기몸살 증상을 겪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전신 권태감, 구역질, 식욕부진, 메스꺼움, 우상복부 불쾌감 등이 있다. 통계적으로 약 54∼86%가 만성 C형간염으로 발전하고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서 건강검진 등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C형간염은 간부전, 문맥압 항진증 등 간경변증의 합병증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C형간염은 총 6개의 유전자형이 있으며 유전자형에 따라 사용하는 치료제가 달라진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 이외에도 대표적인 간염이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이다. 상습적인 음주나 폭음 등에 의해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반응이 동반되어 급격한 간 기능 장애를 보인다. 초기에는 식욕감소, 구역감, 구토,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술을 끊고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황달, 복수 등과 함께 간경변증 같은 합병증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간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6개월 이내인 급성 간염과 6개월 이상인 만성 간염으로 구분한다. 급성 간염의 경우 피로감, 식욕부진, 구토감, 미열, 울렁거림, 황달 등이 나타난다. 만성 간염은 증상이 없거나 피로감, 전신권태, 지속적인 또는 간헐적인 황달, 식욕부진 등 만성 쇠약성 증상과 말기 간부전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혈액 검사, 간 기능 검사, 초음파 등을 통해 진단하며 급성 간염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통해 자연 회복되나 만성 간염의 경우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창섭 과장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에서 B형 간염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급성 간염 후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 발생 위험률이 올라가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간염은 단순 증상만으로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매년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챙겨보는 등 본인의 건강 상태를 상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가끔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하다 오히려 간에 무리를 주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평소 건강하다면 불필요한 약제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손 위생 등 간염 예방 수칙을 지키고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는 기본이며 면도기, 손톱깎이, 칫솔 등 위생 용품 공유를 피해야 한다. 한번 사용한 주삿바늘이나 침은 재사용해서는 안 되며, 문신이나 피어싱 등을 시술할 때는 소독 여부를 비롯해 청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 습관을 개선하고 절주해야 하며 물이나 음식 등에 의해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끓인 물과 신선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안전한 성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상처가 노출돼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직장에서 주삿바늘에 찔렸거나 바이러스 노출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이나 미접종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