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0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백두산으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트래킹 복장이 아닌 지난 일정과 같은 양복 차림이었다. 단 김정숙 여사는 치마 정장이 아닌 바지를 입었다.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까지 평양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차를 타고 달린 문 대통령 내외는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북한에 들어간 공군 2호기를 타고 삼지연공항까지 이동한 뒤 차를 타고 정상인 장군봉까지 향한다.
청와대는 이날 날씨가 좋으면 내려오는 길에 천지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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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주시리라고 믿는다. 내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지 않겠나?”라고 말해 장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당시 문 대통령은 “하지만 나에게만 주어진 특혜가 아니라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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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도 삼지연 개발 건설현장을 방문했던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른바 ‘삼지연 꾸리기’를 주요 건설사업으로 제시했다. 또 지난해 외국 관광객에게 백두산에서의 캠핑을 허용한 북한은 현재 삼지연을 비롯해 동해안 원산과 금강산 등 대규모 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백두산에서 마무리하자고 제안한 것은 백두산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남측에도 합작 개발의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은 고비 때마다 백두산을 찾으면서 ‘백두혈통’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에 이용하는 장소라는 해석도 나왔다.
집권 후 가장 먼저 백두산을 찾은 것은 2013년 11월 말로, 곧이어 12월 초 고모부인 장성택에 대한 숙청 작업이 이뤄졌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3년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말에도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까지 직접 올랐고 2015년 1월 1일 신년사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이며 정상회담 개최 용의까지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엄동설한에도 긴 코트에 구두를 신고 눈 쌓인 백두산 천지를 바라봤다.
‘거구’인 그가 백두산을 어떻게 올랐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누리꾼도 있었지만, 백두산 정상까지 4륜 구동 차량을 타고 올라갈 수 있으며 장군봉에서 천지까지 연결된 삭도케이블카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애초 백두산 등반을 마치면 삼지연공항에서 곧바로 서울로 올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획을 바꿔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공군 1호기를 타고 귀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