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도자들의 ‘콧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잇단 정부 규제책에도 서울 집값이 뛰자 아파트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내놓았다가 거둬들이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수우위지수는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하는 것으로 기준점인 100 위면 매수자가, 아래면 매도자가 시장에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KB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8월 다섯째 주 165.2를 기록, 2006년 11월 첫주(157.4)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매도자 우위시장이 됐다는 것은 매도자들이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매물 호가를 더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대출 규제 강화 및 투기지구 지정 확대 등 정부의 잇단 집값 안정 대책에도 매도자의 ‘콧대’가 높아지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과열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과열과 관련해 “일부 투기적 수요에 불안 심리가 편승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